‘트위터’에 글…파문 확산되자 내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1일 오후 단문형 블로그 서비스인 ‘트위터’에 “한집안에 권력자가 두 사람이 있으면 그 집은 무슨 일을 해도 성과가 없다”(一家二貴 事乃無功)는 한비자의 글을 올렸다가, 정치적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급히 내렸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행불구합(行不苟合)이라는 성어를 인용해 “도의를 위해서라면 결코 무리하게 남에게 인정받기를 바라지 않는다”라며 이런 글을 올렸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즉각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언론관련법 처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반대 표결’ 발언으로 반기를 든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이 전 최고위원은 서둘러 글을 삭제했다. 언론관련법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협상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여권 주류가 더욱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퇴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의 핵심 측근인 한 의원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최근 트위터에 흥미를 붙여 가끔 글을 올리고 있다.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는 글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글을 내린 것”이라며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지병으로 입원치료 중인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를 위로 방문했다. 친박연대 전지명 대변인은 “이 전 최고위원이 낮 12시께서 대표가 입원해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20여분간 환담했다”며 “건강을 잘 살피셔야 한다는 말은 전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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