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투쟁 열흘째 “반응 좋다”
쌍용차 등 현안 소흘 비판도
쌍용차 등 현안 소흘 비판도
최근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 한 측근은 “하루, 이틀 쉰 뒤 다시 투쟁하는 게 어떠냐”고 건의했다고 한다. 언론관련법 강행처리 반대 단식투쟁을 엿새간 했던 정 대표의 체력을 걱정한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지난달 30일 수도권 홍보전 도중 잠시 병원에 들러 링거를 맞았을 뿐 ‘쉼 없이’ 가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그래도 현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대표가 저렇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언론악법 무효화 100일 대장정’이 5일 아흐레째를 맞았다. 정 대표 등 당 홍보단은 서울, 경기, 부산, 대구를 거쳐 이날 목포에서 ‘호남 홍보전’ 이틀 일정을 소화했다. 민주당은 대장정에 대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소통투쟁이라는 데 의미를 뒀지만, 한여름 거리선전만으로 홍보효과가 있겠느냐는 우려도 당내에 존재했다.
민주당은 “반응이 좋다”고 자평했다.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부산 해운대에서 몇 시간 만에 1500여명이 ‘언론악법 무효’ 서명을 했고, 대구에서도 정 대표가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에서도 언론법 반대 여론이 있음을 확인해 고무됐다는 것이다. 대장정 초반에 이른바 ‘언론악법 5적’ 지역구 집중투쟁으로 기세를 올린 데 이어 바로 호남 홍보전을 통해 전통 지지층을 다지는 일정도 비교적 순조롭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최재성 의원은 “6일 호남 집회에서 대장정의 동력을 더 확보한 뒤 최근 민주당 지지도가 올라간 충청권으로 이동해 분위기를 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법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현안에 지도부가 긴밀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내에선 경찰력이 투입된 쌍용자동차 문제와 관련해 “더 큰 인명사고가 나기 전에 대표가 호남 일정을 잠시 중단하고 쌍용차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은 향후 원외투쟁과 함께 민생 챙기기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날 첫 대책으로 대형마트에 맞서 골목상권 회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또 ‘원외투쟁’의 힘이 떨어지지 않도록 최근 소속 의원들에게 대장정 일정 중 10곳씩 선택해 참석하라는 ‘독려 메일’도 보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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