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내부에서 정통보수를 내건 자유선진당과의 ‘불편한 동거’를 깨자는 의견이 비등해지고 있다. 문국현 대표는 선진당과의 공동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으나, 최고위원 등 핵심 당직자들은 “갈라서자”며 미련을 떨쳐버린 분위기다.
문 대표는 ‘선진과 창조의 모임’ 1돌을 맞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선진당과 정책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당 안팎 반성도 있지만, (1년간 온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공조 유지 뜻을 밝혔다.
간담회는 당장 당내 불만을 샀다. 한 당직자는 “사무총장, 최고위원 모두 공조를 깨자는 발표면 몰라도 ‘공조 유지’ 간담회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선진당과 공조 탓에 창조한국당의 정체성만 모호해지고 낮은 당 지지율은 정체에 빠지는 등 잃는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비교섭단체’가 되더라도 ‘창조적 진보’란 당 가치를 선명하게 해 묻혀있는 당과 대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자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비정규직법과 언론관련법 해법을 놓고 벌인 두 당 사이의 갈등 때문에 더욱 짙어졌다. 특히 비정규직법 문제는 두 당 4대 정책공조 중 ‘중소기업 지원 강화’에 해당되는데, 선진당이 유예안에 찬성하며 엇박자를 낸 건 사실상 정책공조 파기라는 게 창조한국당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문 대표는 선진당을 합리적 보수로 견인하는 창조한국당의 역할론이 중요하다며 ‘공조 파기’를 반대하고 있다. 문 대표는 간담회에서 “두당의 정책이 다 같기를 기대할 수는 없고, (교섭단체 공조란) 제3의 길이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