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당선확률 기준이라더니
당 공헌도 들어 2위후보로 낙점
당 공헌도 들어 2위후보로 낙점
한나라당의 경남 양산 재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해 원칙과 기준이 없을 뿐더러 정당 민주주의 후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장광근 사무총장은 그동안 공천의 투명성·공정성을 주장하며 여론조사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당에 대한 기여도에 대해서는 그는 지난 7일 “굉장히 주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공천은 결국 당 지도부의 ‘주관적인 평가’에 의해 확정됐다. 지난주말 공심위에서 진행한 후보자 지지율 조사 결과 여론조사를 실시한 3곳 가운데 한 곳은 박 전 대표가 3% 가량 앞섰으나, 나머지 두 곳은 공천에 탈락한 김양수 후보가 오히려 3% 안팎으로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공천은 아니었던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18대 총선 때 ‘개혁공천’이라는 명분으로 5선의 거물급 현역의원이었던 박 전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킨 바 있다. 그러나 1년 뒤 한나라당 지도부는 박 대표를 후보로 적극 밀었다. 후보 공천을 1주일 가량 앞두고 이미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양산은 박 전 대표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김양수 후보가 이미 예정된 ‘낙하산 공천’이라며 반발하는 이유다.
장 총장은 지난 14일 “당에 대한 공헌도나 김양수 예비후보자가 물의를 일으킨 부분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박 전 대표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남긴 이번 공천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공천의 기준과 원칙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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