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 일 민주당 방문
“우리처럼 10년만에 정권 넘겨주지 말아야”
“우리처럼 10년만에 정권 넘겨주지 말아야”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2일 ‘한수’ 배우러 일본 민주당을 찾았다.
서로 처지가 바뀐 두 민주당의 만남은 특별했다. 지난 2004년 민주당의 전신인 옛 열린우리당이 2004년 총선에서 몸집을 세배 가량 불리며 압승했을 때, 일본 민주당 의원들은 ‘역동적인 한국정치’를 배우러 한국을 방문했었다. 그러나 이젠 한국 민주당이 소수야당에서 집권여당으로 도약한 일본 민주당을 부러워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 5~9월 민주당 간사장을 맡았던 오카다 가츠야 일본 외무대신은 이날 외무성을 방문한 정세균 대표 등에게 “우리는 서로 당명이 같은데 한국 민주당 상황이 어떠하냐”고 물었다. 이에 정 대표가 “우리는 야당을 오래하다가 1997년 대선 승리로 10년 동안 집권하다가 이제 다시 야당이 됐다”며 “2012년 집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오카다 외무대신은 “우리도 야당을 하면서 한국의 열린우리당을 많이 연구했다”고 화답했다. 열린우리당 승리 뒤 나가시마 아키히사 중의원(현재 방위성 정무관) 등 일본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나라를 찾아 열린우리당을 ‘학습’하고 돌아간 바 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송영길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의 분열과 대선 패배를 떠올리며 일본 민주당에 ‘고언’과 ‘덕담’을 동시에 던졌다. 송 최고위원은 “일본 민주당의 집권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일본 민주당은 (국정운영을) 잘해서 우리 옛 열린우리당처럼 10년만에 정권을 넘겨주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경험을 전수해줄테니 오래 집권하시라”고도 말했다. 그는 또 “우리도 일본 경험을 전수받아 다시 집권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카다 외무대신은 “우리도 야당을 해봐서 잘 안다”며 “한일 두 나라 민주당의 교류와 협력이 잘되길 바란다. 예전에 우리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우리를 잘 대해줘 고마웠다”고 감사를 나타냈다.
정세균 대표는 13일 도쿄 아사이신문사 홀에서 열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 참석한다. 주로 일본인들이 주축이 돼 여는 이 행사엔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추도사를 하며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도 참석해 인사말을 한다. 도쿄/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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