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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세균-이강래-박지원 ‘4대강 패스미스’ 연발

등록 2009-12-17 14:25수정 2009-12-17 15:29

“당대표 ‘생활정치’ 행보 전선 흩뜨려” 내부비판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혼선탓 투쟁-협상 딴소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의 한 의원은 “환경부의 4대강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데, 좀 난감해졌다”고 토로했다. 한나라당이 교묘하게 파고든 반격 탓이다. 그는 “민주당이 국토해양위에서 보 설치, 준설 등의 4대강 예산 통과를 강하게 막지도 않았으면서, 보와 준설을 전제로 한 환경부의 ‘총인처리시설’(물에 녹아 있는 인을 제거하는 시설) 예산을 깎겠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한나라당이 말한다”고 했다. 그는 몇몇 상임위에서 구멍이 나니, 대응논리가 궁색해진 면이 있다고 했다.

16일 아침 라디오에선 민주당 핵심 당직자들 입에서 ‘예산 정국’에 대한 당의 엇갈린 전략이 흘러나와 혼선을 드러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에 참여해 끝까지 협상하고, 민생예산 확보를 위해 타협해야 한다”고 했으나, 당 대표 측근인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은 다른 방송에서 “한나라당 양보가 없으면 소위 구성을 물리력으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3시간 넘게 심야 의총을 열어 토론을 했으나, 당의 ‘행동’을 하나로 모아내지 못한 채 끝난 탓이다. ‘16일’은 4대강 예산 삭감 등 야당의 요구에 대해 정부·여당이 답을 주지 않으면 예산 심사 거부를 시작하겠다고 민주당 스스로 못박은 날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세균 대표, 이강래 원내대표, 박지원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트리오의 엇박자’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개별 의원들은 열심히 하는 듯한데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지도부가 전체 판을 정리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큰 틀의 전략 속에서 각각의 상임위와 의원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여당 대응에 따른 당의 구체적 대응도 순차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도 않고 설령 있다 해도 공유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러다 보니 민생 현장으로 찾아가는 정 대표의 최근 ‘생활정치’ 행보가 ‘전선이탈’로 비쳐 여당과 맞서는 동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지역위원장은 “서민들을 찾아 민주당이 대안야당이 되겠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4대강, 세종시 등 굵직한 현안이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들고나온 ‘생활정치’란 용어가 전선을 흐트리고 이슈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가 되는 것 같다”며 “의원직과 지역구까지 버리며 희생을 한 정 대표의 결기치고는 다소 밋밋한 행보”라고 말했다.

원내 상황을 지휘하는 이강래 원내대표와 정책·예산 등을 총괄하는 박지원 정책위의장 간의 ‘패스 미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 대표가 박 의장을 임명할 때부터 이 원내대표가 불만을 표출하는 등 둘 사이에 쌓인 앙금 탓에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간의 긴밀한 원내 전략 협의가 부족하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박 의장이 예산 정국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부 예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주며 응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경파-협상파 등 복잡한 내부 상황을 의식한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의총에서 “싸우되 싸움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한 싸움, 협상하기 위한 싸움이 돼야 한다”며 강온 병행론을 폈다. 그러나 울림은 크지 못했다. 언론법 강행처리 이후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회에서 농성중인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은 이날 “언론법 재논의와 4대강 예산 저지를 위해 강력하게 투쟁해야 한다고 지도부에 호소한다”는 성명을 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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