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위서 복당 의결…정세균-손학규-정동영 경쟁국면
정동영 의원이 10일 ‘입당 신고’를 위해 여의도 민주당사 기자회견장에 섰다. 지난해 4월10일 재보궐선거에서 고향인 전주 덕진 출마를 위해 탈당선언을 했던 바로 그 자리에 다시 선 것이다.
이날 오전 열린 당무위원회에선 “탈당·복당을 반복하는 건 옳지 않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지만, 정 의원의 복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정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민주당 지지율 30% 시대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 당내 세력화가 아니라 국민 속에 당력을 넓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6월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한 거름이 되겠다. 진보개혁세력의 연대와 연합에 디딤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 의원은 당분간 조용히 백의종군할 뜻을 비쳤지만, 그의 복귀는 앞으로 당내 역학 관계에서의 변화를 예고한다. 먼저 그동안 뚜렷한 구심점이 없었던 비당권파가 정 의원을 중심으로 힘의 한 축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 지도부와 비주류의 대결 구도가 예상되는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비당권파인 이종걸 의원은 정 의원 복당 전부터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당 지도부와 가까운 김진표 최고위원과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정 의원 복당이 또다른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정 의원은 대선을 향해 누가 뭐라든 자기 길을 갈 것”이라며 “계파를 형성해 세력을 넓히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방선거 뒤 당내 복귀가 점쳐지는 손학규 전 대표가 여의도로 들어올 경우 전선은 보다 복잡하게 그어진다. 그동안 정세균 지도부와 이에 맞서는 소수 비주류간 경쟁이 별 시선을 끌지 못하는 ‘마이너리그’에 불과했다면 앞으로는 정세균-손학규-정동영 세 사람이 삼각구도를 형성해 경쟁하는 국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만약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7월 은평을 재선거를 통해 복귀할 경우엔 당내 세력이 계파별로 보다 복잡하게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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