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맨오른쪽) 한나라당 대표와 지도부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디엠시 누리꿈스케어 국제회의실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1일 오후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누리꿈 스퀘어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원협의회 위원장 연석회의장에는 줄곧 긴장감이 돌았다. 당헌·당규 개정안을 비롯해 이명박-박근혜 ‘강도’ 발언 설전과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친이명박-친박근혜 두 계파간 신경전이 팽팽했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연석회의는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당협위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마련됐다.
연석회의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이 대통령과 시·도지사 후보 및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후보 캠프의 직책을 맡아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찬성하는 쪽은 주로 친이계였다. 이들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 첨예하게 나타났던 계파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캠프 활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는 주로 반대했다. 이들은 경선에 대한 관심도와 국민 참여도를 높이려면 이런 조항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일방적인 공천을 견제하는 방안으로 제시된 국민공천배심원단 신설 문제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한 친박계 초선 의원은 “배심원 제도도 당 대표가 배심원을 임명하도록 돼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대표의 조직이 되기에, 공천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연석회의를 앞두고 일부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세종시 수정안 논란을 둘러싸고 친박쪽과 ‘한판 붙자’는 기류도 있었다. 하지만, 연석회의 시작과 함께 안상수 원내대표의 강력한 만류로 친이계 의원들은 준비한 발언을 자제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오늘은 당헌당규 토론 외에는 다른 주제를 가지고 논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정몽준 대표도 계속되는 친이-친박 계파 갈등을 의식한 듯 “흔히들 주류가 있고 비주류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주류가 뭐고 비주류가 무엇이냐”며 “제가 친이도 되고 친박도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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