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5명중 9명 “도덕성 결격”
복당-공천심사 별개로 봐
복당-공천심사 별개로 봐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들의 절반 이상이 성희롱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의 공천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심위 외부인사 3명 전원은 공직선거에 나서기에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있어, 우 전 지사가 공천심사 과정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겨레>가 12일 민주당 공심위원 15명 중 14명(1명은 국외출장)에게 우 전 지사의 공천 여부를 물은 결과, 9명이 공천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 9명 중 5명은 제주도지사 경선에 이르기 전에 공심위에서 미리 걸러내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다. 우 전 지사의 공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심위에서 의견을 개진하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여성위원 2명까지 합하면 우 전 지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반면 응답자 중 3명은 ‘도덕성에 하자가 있으나 제주도 내 지지율이 높은 우 전 지사의 당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들 대다수는 우 전 지사의 복당과 공천 심사는 별개라는 견해를 보였다. 한 현직 의원은 “복당을 했다고 하나 도지사는 공직이기 때문에 도덕성 등을 철저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당선가능성 등을 위해 ‘묻지마 영입’을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유인태 전 의원은 “지도부가 지금처럼 이렇게 역풍이 불 것이라고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의원도 “우 전 지사를 복당시킨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복당이 곧 공천을 주겠다는 것과 연계된 차원의 결정이라면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심위의 외부인사들의 잣대는 더 엄격했다.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공직자 후보 기준이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이 더 엄정해야 한다”며 “당내에선 경선을 통해 제주도민 심판을 받게 하자는 의견도 있나 본데 경선까지 가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부 인사도 “우 전 지사를 공천하면 민주당의 개혁공천과 전체 선거판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별도로 김우남 의원은 이날 “우 전 지사 영입으로 당이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며 제주도당위원장을 사퇴했다.
당 지도부의 고민은 이래저래 커지고 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우 전 지사에 대한 심사는 공심위의 권한이라 침해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우 전 지사를 데려왔는데 경선에 참여시켜 제주도민에게 판단을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호진 이정애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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