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감 불출석 증인
민간인 사찰·외교부 특채 관련 인물들 출석 거부
처벌안해 관행화…법사위, 이인규씨 등 3명 고발
처벌안해 관행화…법사위, 이인규씨 등 3명 고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합의로 채택된 증인 가운데 출석하지 않은 증인이 20일까지 5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에도 증인들의 무더기 불출석이 이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의 국무총리실 감사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과 이영호 전 대통령실 고용노사비서관 등 증인 6명이 지난 4일에 이어 모두 불참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동행명령 집행에 응하지 않은 이영호 전 비서관과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자녀의 외교부 특채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유명환 전 장관도 지난 4일에 이어 또다시 나오지 않았다.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22일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국감이 시작된 뒤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국외에 나가 이날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국회가 발부한 동행명령장도 증인들의 불출석엔 무기력했다. 법사위가 지난 18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변호사(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으나 이 변호사는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국회 입법조사관이 법사위의 동행명령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이 변호사는 입법조사관을 만나는 것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감사 증인채택에 불응한 증인은 법사위 3명, 정무위 23명, 외통위 3명, 문방위 7명, 국토위 9명, 환노위 1명, 지경위 1명, 농식품위 3명, 행안위 1명 등이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방송 장악 논란’ 등 굵직한 사건의 핵심 당사자들은 대부분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불출석 사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영호 전 비서관의 경우 ‘공직 사임 이후 생계유지 등을 위해 다각도로 해외 진출 모색’이라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증인들이 국회를 모독하고 있다. 고발해야 한다”며 “증인 불출석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감 때 외유는 불출석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등 법 개정을 통해 사유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인 불출석이 해마다 반복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에도 모두 46명의 증인이 불출석했고 이 가운데 뚜렷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5명이 검찰에 고발됐다. 2008년엔 46명이 불출석했고 6명이 고발됐다.
처벌 조항은 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12조(불출석 등의 죄)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한 증인, 보고 또는 서류 제출요구를 거절한 자, 선서 또는 증언이나 감정을 거부한 증인이나 감정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는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 등에 대해 국회에 나올 것을 요구하는 ‘동행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증인이 이마저 따르지 않을 땐 고발할 권한도 있다.
야당은 불출석 증인이 고발당해도 검찰과 법원에서 엄한 처벌을 받지 않는 탓에 문제가 반복된다고 본다. 실제로 2009년과 2008년 ‘대검연감’을 보면, 2008년에 국감·청문회 때 불출석하거나 위증한 공무원 증인 등 3명이 고발됐지만, 검찰은 3명 모두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2007년엔 같은 혐의로 고발된 공무원 18명에 대해 검찰은 1명에게는 혐의 없음, 나머지 17명에게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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