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3일 오전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의석으로 찾아온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민주 “민주 유린” “특검을”…한나라, 강기정 공격만
야당은 총력공세를 폈지만 여당은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의 ‘대포폰’ 지급 사실에 대한 여야의 대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3일 아침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대포폰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지도부 7명이 일제히 나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국정조사 또는 특검을 요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면책특권 운운하고 영부인을 보호하기 전에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포폰 문제를 밝혀야 한다”며 “법무장관이 국회답변을 통해 ‘법정에서 다 얘기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휴대전화 없이 하루도 못 사는 일상인데 이 정권에서 국민통신비밀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물증이 나왔다”며 “(대포폰은) 정면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한 것이고 거기에 대해 아무 죄의식도 없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가장 큰 두 권력기관 사이에도 통신비밀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대포폰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준 것”이라며 “이 문제를 국정조사하지 않고 넘어가면 정권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지경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김영춘 최고위원과 검찰 출신의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도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대포폰’ 문제를 덮고 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건이 불거진 1일 이후 당 공식회의 석상은 물론, 논평에서조차 언급이 한마디도 없다. 사찰 피해의 당사자라고 언급되어온 의원들도 침묵한다. 한 의원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뒤에 여러 이야기들이 터져나올 것”이라고만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청와대에서 대포폰을 제공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얼토당토않은 일”(한 초선 의원), “다들 생각들은 있을 것”이란 수군거림이 적지 않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포폰’ 건이 드러난 만큼 검찰이 민간인 사찰 관련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며 재수사를 언급했다.
이와 달리 대통령 부인 발언을 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을 비난하는 데엔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강 의원이 (발언이) 허위 사실이 아님을 밝히지 못한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책임 정치”라고 말했다. 고나무 성연철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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