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을 닷새 앞둔 22일 오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쪽이 강릉의 한 펜션에서 전화홍보원을 대거 동원한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홍보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붙잡힌 전화홍보원은 30명이다. 강릉/강원일보 제공
선관위, 펜션서 선거운동 적발…관련자 1명 고발
김해선 특임장관실 수첩 발견…“이재오 개입 증거”
김해선 특임장관실 수첩 발견…“이재오 개입 증거”
4·27 재보선을 닷새 앞둔 22일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 쪽이 전화홍보원들을 대거 동원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다 적발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불법 선거운동을 주도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김아무개(36)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이재오 특임장관실 소속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졌다.
강릉경찰서와 강릉시선관위는 이날 정오께 ‘강릉 경포대 인근 ㅂ펜션에서 여성들이 휴대전화로 엄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민주당 선거부정감시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김씨와 여성 29명 등 30명을 적발했다. 경찰과 선관위는 현장에서 △동해안권 전역의 선거권자 명단 △한나라당 입당 원서 △지난 3월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 경선 당시 사용됐던 선거인단 명부 △전화 응대 요령이 적힌 메모 등 1t 트럭 절반 분량의 증거물을 발견해 압수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김씨가 전화선거운동원 33명을 5개조로 나눠 불법 선거운동을 하도록 하면서 선거운동원들에게 점심식사와 일당 5만원씩을 줬고, 선거가 끝난 뒤 따로 대가를 주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후보자나 선거사무장 등의 지시 또는 개입 여부도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엄기영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자원봉사자들이 선거법을 제대로 모르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로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사실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한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밤 선거운동원이 캠프 사무실 인근에서 습득한 특임장관실 수첩을 공개했다. ‘특임장관실’ 로고가 새겨진 이 수첩에는 유권자들을 만나 나눈 선거 판세 분석, 선거전략에 대한 조언과 대응방안 등이 적혀 있었다. 또 이 수첩에 이름이 등장하는 2명 모두 특임장관실에 소속된 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천호선 선대위 대변인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지휘 아래 직원까지 파견해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매우 확실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임장관실은 해명자료를 내어 “특임장관실 수첩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원의 선거개입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춘천/정인환, 석진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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