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우유부단
박지원의 독단행동
최고위의 무책임성
박지원의 독단행동
최고위의 무책임성
FTA 처리서 지도력 한계
4일 한나라당의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일방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당 지도부의 허약한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여권의 시간표에 끌려 한나라당과 5월 통과를 덜컥 합의해놓았다가 내부 반발에 부닥쳐 번복하게 됐고, 정책연합을 바탕으로 한 야권연대에도 금이 갔다. 게다가 협상 과정에서 여권으로부터 따냈던 법안처리마저 놓쳐버렸다. 이처럼 4·27재보선에서 승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게도 구럭도 다 잃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당 지도부의 독단과 우유부단, 무책임이 종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내에서 가장 거센 비판에 직면한 이는 박지원 원내대표다. 그는 당 지도부 대다수가 의원총회 등에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통과에 신중하자는 의견을 표명했는데도 원포인트 국회 처리를 여당과 합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9일 밤 의총에서 여야정 15인회의 협상을 통해 4일 비준안을 통과시키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15인회의에서 협상을 계속하기론 했지만 4일 통과시키는 데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초선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사전에 약조한 게 있어서 한 것 아니냐. 박 원내대표도 업적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15인 여야정회의를 하면서 진보정당과 소통을 했어야 했다. 협상 결과를 사후 보고할 것이 아니라 계속 협상 진행 상황을 알려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도 관리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손 대표는 분당을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당내 주도권을 확보할 호기를 맞았지만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한 측근은 “손 대표 본인은 자유무역협정을 빨리 처리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를 의총 등에서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는데도 왜 협상 과정에서 이를 조정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4일 아침 최고위원회에선 확실한 반대도 아닌 ‘유보’ 의견을 피력했다가 이후 열린 의총에선 “5월 통과는 어렵다. 야당과 더 협의하자”고 정리했다. 하지만 똑부러진 결론을 내지 않아 오후에 다시 열린 의총에선 5월국회 통과 반대가 당론인지 여부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한 중진 의원은 “손 대표를 보면 과거 이기택 민주당 전 대표가 생각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92년 대선에서 지고 정계은퇴를 한 뒤 이기택 당시 대표가 당을 맡아 운영했는데 8인8색, 9인9색으로 당을 운영하다가 리더십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계파수장들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닌 일이 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도 책임 떠넘기가 아니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 의원은 “최고위원들은 박 원내대표가 주도해 15인 여야정회의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란 걸 알지 않았느냐. 5월국회 통과에 신중해야 한다거나 아니면 근본적인 관점에서 반대를 하는 입장이었다면 그걸 왜 방치해두냐”며 “자신은 사후에 선명성만 드러내면 된다는 계파적 태도도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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