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는 수도권 대표를” 김무성 ‘전대 불출마’ 선언

친이계 나경원·원희룡·홍준표 유리하단 평가
소장파 남경필, 친박계 유승민 연대가능성도

김무성 한나라당 전 원내대표가 16일 ‘수도권 대표론’을 펴며 7·4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이계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던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권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수도권이 상당히 어려워 나보다는 수도권 출신이 대표를 맡는 게 내년 총선에 단 1%라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진취적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들의 출마가 예상되는데 계파연대라는 못난 짓을 하지 말고 ‘나가수’(나는 가수다)처럼 누가 진짜 정치인이냐를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들어가야 한다”고도 했다.

친이계 유력 당권주자였던 김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친이계에서 대안으로 거론됐던 원희룡·나경원 의원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영남지역 한 친이계 의원은 “경선규칙이 ‘1인 2표 + 여론조사 30%’로 최종 결정되면서 친이계 안에서 김무성 의원보다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원희룡 의원을 대항마로 내세우자는 논의가 진행돼왔다”며 “이제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원희룡·나경원 의원도 조만간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당 한쪽에선 홍준표 의원이 좀 더 실질적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도권 한 의원은 “수도권 중진인 홍 의원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이 친이계의 지원을 받아 출마하는 것이었다”며 “이제 김무성 변수가 사라진 만큼 대중성 있는 서울출신 중진인 홍준표 의원이 대세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철회’등 한나라당의 정책 대전환을 내건 남경필 의원을 대표주자로 인식해온 소장파 신주류도 크게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 서울지역 한 소장파 의원은 “친박계의 지지표가 있는 김무성 의원의 출마 포기로 유승민 의원을 최고위원 후보로 내세운 친박계와 남경필 의원의 연대가 좀 더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원희룡, 나경원 등 젊은 후보들과의 경쟁구도가 펼쳐질 경우 대중성에서 밀리는 남 의원이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승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