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홍 대표 진보신당 처음으로 예방
조 대표 민생 지적에 “오늘은 덕담하시죠”
조 대표 민생 지적에 “오늘은 덕담하시죠”
“이명박 정부가 서민 생활의 어려움에 지나치게 무관심했다.”(조승수)
“내가 정치공세 들으러 오늘 온 게 아니고…. 오늘은 덕담하시죠.”(홍준표)
‘원내 제1당(169석)’인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1일 ‘원내 1석당’인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를 찾았다. 대표 당선 1주일 만의 ‘취임 인사’ 형태로 이뤄진 예방이었다. 한나라당 대표가 진보신당을 예방한 것은 처음이다.
오후 2시 국회 진보신당 대표실을 찾은 홍 대표는 조 대표와 악수를 했다. 조 대표는 “사실 걱정을 좀 하고 있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서 포옹을 하셨는데, 저한테도 포옹을 하시면 어쩌나 했다. 걱정을 덜어주셔서 고맙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네며 운을 뗐다. 그러자 홍 대표는 “손 대표하고는 인간적 관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조 대표가 “가장 큰 당에서 가장 작은 당을 (찾아준 건) 사실 처음”이라고 말하자, 홍 대표는 몰랐다는 듯 “그래요?”라고 되물었다. 홍 대표는 최근 진행중인 야권통합 움직임을 의식한 듯 “합당은 잘 돼가시느냐?”라고 물었고, 조 대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가야 할 길이라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 대표는 “홍 대표께서 취임 일성으로 헌법 119조 2항의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을 말씀하셨고, 친서민정책을 한나라당이 강화하겠다는 말씀(도 하셨다는 걸) 듣고 굉장히 반가웠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부자 감세 등 너무 가진 사람 위주로 정책을 하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많은 부분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역할을 홍 대표께서 해주실 것 같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좌클릭’을 한다고 오해하시는 모양인데, 좌클릭이 아니라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서민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 내부의 자신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말인 듯 했다.
차분히 이뤄지던 대담 도중 조 대표가 현 정부의 서민 생활고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하자, 홍 대표가 “오늘은 정치공세 말고 덕담을 하자”는 말을 두 차례 반복했다. 조 대표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간 구설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하는 것 같았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조 대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에서 책임 있는 돌파구를 만들어 주셔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노력을 촉구했고, 이에 홍 대표는 “내일 노동위원장이 뽑히면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홍 대표는 4시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중요한 회의가 잡혔다”며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조 대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에서 책임 있는 돌파구를 만들어 주셔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노력을 촉구했고, 이에 홍 대표는 “내일 노동위원장이 뽑히면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홍 대표는 4시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중요한 회의가 잡혔다”며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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