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9차 공천결과
‘정권심판론’ 떠안은 모습
무상급식 반대·4대강·FTA
‘MB정책’ 주역들 대거 공천
성추문 유재중·김태기 포함
‘정권심판론’ 떠안은 모습
무상급식 반대·4대강·FTA
‘MB정책’ 주역들 대거 공천
성추문 유재중·김태기 포함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18일 4대강 사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도사, 무상급식 반대자 등 이명박 정부 기조와 일치하는 인물들을 무더기로 4·11 총선 후보자로 확정해 발표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힌 ‘과거와의 단절’이나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등 새 노선에 부합하는 인물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정책 측면에서 이명박 정부를 계승해 심판론을 떠안은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40명의 9차 지역구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서울의 무소속 정태근(성북갑)·김성식(관악갑) 의원 지역구와 광주·전남·전북 등 15곳에는 무공천하기로 해, 전체 246개 지역구 가운데 231곳의 공천을 끝으로 지역구 공천작업을 마쳤다.
■ ‘이명박근혜 공천’ 새누리당이 이날 대구 중·남구에 공천한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은 현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이자 논쟁거리인 4대강 사업의 책임자다. 그는 2009년 1월 4대강살리기 기획단 단장으로 임명된 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부본부장 등을 맡아 이 사업을 앞장서 지휘했다. 4대강 사업을 비판해온 이상돈 비대위원은 “야당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새누리당의 당론이 뭐냐고 물을 것 아니냐. 납득이 안 되는 공천”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을에 한-미 에프티에이(FTA) 전도사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끝내 공천한 것도 논란이다. 김 전 본부장은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하 영문표현 논란 등으로 공천 취소되자 되살아나 공천장을 따냈다. 그는 지난달 강북 공천설에 대해 “어디 저 컴컴한 데에서…”라고 말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이날 김희국·김종훈 후보와, 이명박 정부 국정원 2차장 출신의 김회선 후보(서울 서초갑) 공천을 아울러, “정권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이명박 대통령과, 대권 가도에 청와대의 도움이 필요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밀월이 이뤄지고 있다. 이건 ‘이명박근혜 공천’이다”라고 말했다. 진수희 의원과 이동관·박형준 전 청와대 수석 등 정치적으로 박 위원장을 흔들 수 있는 친이명박계 인사는 철저히 배제하고, 관료 출신 등 정치색 옅은 현 정부 출신 인사들을 공천함으로써 타협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 ‘경제 민주화’는 어디로 새누리당이 정강·정책을 대폭 뜯어고쳐 내세운 경제 민주화와 복지 확대 등에 걸맞은 인물은 이날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부산 해운대·기장을에 공천받은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지난해 8월 서울시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앞장섰다. 대구 동갑의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도 ‘부자 감세’ 등 현 정부 경제정책의 선두에 선 인물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앞서 유일호(서울 송파을)·나성린(부산진갑) 의원 등 보수 경제학자들을 공천한 상태다. 이미 공천을 받은 최홍재(서울 은평갑) 전 시대정신 이사는 나성린 의원과 함께 <우파 재집권 전략>이라는 책을 쓰는 등 ‘작은 정부 큰 시장’을 뼈대로 한 신자유주의를 주창해온 인물이다. 유승민 의원은 “입으로만 경제 민주화를 외치면서 이에 역행하는 인사들은 버젓이 공천하니 국민들이 새누리당의 개혁 의지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 ‘성누리당’ 될라 새누리당은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석호익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이완영 당 환경노동위 수석전문위원을 공천했다. 그러나 부산 수영에는 성추문 논란의 당사자인 유재중 의원의 공천을 확정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누구는 말 한마디 잘못으로 공천을 취소하면서 성추행 피해 여성이 기자회견까지 하는데도 공천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갑에 이미 공천을 받은 김태기 후보의 경우도 한 여성이 성추행 피해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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