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민주노동당(NL·자주파)과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PD·평등파·진보신당 탈당세력)가 모여 이룬 정당이라 흔히 ‘한지붕 세가족’으로 표현된다. 통합진보당의 실제 정파는 이보다 더 복잡하다. 민주노동당이 크게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 인천연합, 울산연합으로 구분되는 탓이다. ‘연합’이란 이 정파들이 1991년 민중운동 진영의 연대체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산하에서 각 지역단위로 활동하면서 붙은 명칭이다.
현재 당권파는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이고, 나머지 정파는 비당권파로 구분된다.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이 당권파로 떠오른 건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이후다. 강기갑 대표 때부터 주요 당직을 장악했고, 2010년 7월엔 이정희 의원을 당 대표로 밀어올렸다. 분당 이후 민주노동당은 ‘스타 의원’이 절실했기 때문에, 경기동부연합의 이 기획은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석기·김미희 당선자, 이용대 전 정책위의장, 우위영 대변인, 정형주 경기도당위원장, 이의엽 공동 정책위의장, 성추문으로 총선후보를 사퇴한 윤원석 후보 등이 경기동부연합으로 분류된다.
광주전남연합은 활동가 수가 적어 이전부터 경기동부연합의 지원을 받았다. 2006년 김선동 의원에 이어 오병윤 전 사무총장(지역구 당선), 장원섭 사무총장까지 광주전남연합 출신이 내리 사무총장을 맡을 수 있었던 건 경기동부연합이 밀어준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두 연합은 사실상 같은 정파가 됐다.
인천연합은 전국연합의 맏형 노릇을 했다. 인천 지역 노조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현장기반이 있기 때문에 세력 규모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기갑 의원, 19대 비례대표직을 사퇴한 윤금순 당선자, 김성진 전 최고위원 등이 인천연합에 속한다. 이들은 2008년 초 대선 참패와 일심회 사건 등으로 당이 갈라설 상황에서 평등파의 탈당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면서 다른 연합과 이견을 보였다. 지난해 당 통합 당시에도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인 당권파에 맞서, 진보신당과 통합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 이영순 전 의원 등이 속한 울산연합은 이들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다. 통합 과정에선 당권파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 부정경선 사태에는 지도부와 경선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 등 비당권파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
현재 인천·울산연합이 국민참여당 등과 손을 잡음으로써 당권파는 고립되는 모양새다. 당 운영위원회와 중앙위원회는 통합 당시 정치적인 합의에 따라 민주노동당 55%, 국민참여당 30%, 새진보 통합연대 15%의 비율로 구성됐다. 하지만 4·11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당내 경선 과정에서 새로운 당원이 많이 입당했기 때문에 당 안에서도 정파 분포 비율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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