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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단상 난입 당권파, 유시민 멱살·조준호 머리채 잡고 주먹질

등록 2012-05-13 19:51수정 2012-05-13 22:30

(클릭하면 확대)
개회 직후 ‘대의원 자격’ 시비
당권파 “명부확인” 계속 항의
‘구호 필리버스터’에 정회 거듭
통합진보당의 12일 중앙위원회가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이날 오후 2시3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중앙위원회는 통합진보당의 최고 대의기구로, 사태 수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결과는 파국이었다. 고성으로 시작한 대회는 폭력으로 정회를 맞았다. 의장을 맡은 심상정 공동대표는 결국 밤 11시30분 ‘무기한 정회’를 선언했다. 통합진보당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9시간이었다.

■ 오후 2시30분 중앙위 개회부터 파행 중앙위 시작 전 이정희·심상정·유시민·조준호 공동대표는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수습책 마련을 논의하려 했다. 대표단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는 중앙위 시작 전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역시 당권파인 장원섭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도 중앙위 진행을 비당권파한테 넘긴 채 회의장을 떠났다.

의장인 심상정 대표가 중앙위를 시작했다. 중앙위는 재적 대의원 912명 가운데 546명(오후 2시11분 기준)이 참석해 열렸다. 성원 보고 과정에서 첫 문제제기가 있었다. 한 대의원이 “대의원(중앙위원) 신분 확인을 할 때 주민번호 뒷자리를 확인하지 않았다. ‘유령 대의원’이 존재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심 대표는 “신분증 확인으로 대체했다”며 회의를 진행했다. 대의원 자격 시비는 계속됐다. 심 대표가 △강령 개정안과 당헌 개정안 심의의결 △당 혁신 결의안(현장발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현장발의) 등 회의 안건과 순서를 정하는 표결을 진행하자,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중앙위원 명부를 다시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안동섭 중앙위원은 “표결을 하기 전 애초 성원 확인부터 문제제기가 있었고, 현재 중앙위원이 아니거나 그 지역 거주자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이 해당 지역 중앙위원으로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용신 사무부총장은 “중앙위원은 통합 당시 합의한 기준(민주노동당 55, 국민참여당 30, 새진보 통합연대 15)에 따라 구성됐다. 민주노동당은 자체 기준에 따라 중앙위원을 배분했고, 국민참여당과 통합연대 역시 내부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중앙위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회의를 참관하던 당원 200여명도 “성원 확인, 명부 확인” 등 구호를 외치며 표결 진행에 항의했다. 심 대표는 3시50분께 첫 정회를 선언했다.

“강령 개정” 순간 아수라장
심상정, 무기한 정회 선포
조대표 심신 충격 병원 입원

■ 오후 4시30분 속개…거듭된 정회와 폭력 중앙위는 오후 4시30분께 속개했다. 유시민 대표는 “(국민참여당 출신 중앙위원의 지역이 다른 것은) 중앙당 소속 몫으로 중앙위원을 보충했기 때문”이라며 당권파의 문제제기에 답했다. 참관인석 당원 200여명이 이를 무시하고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를 끊임없이 외치면서 10분 만에 다시 파행을 겪었다. 이들은 1시간30분가량 ‘구호 필리버스터’를 진행했고, 심 대표는 오후 6시 정회했다.

저녁 6시50분께 속개한 회의에서 심 대표는 당권파 쪽 대의원의 발언신청 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 대표가 첫번째 안건인 강령 개정안 심의·의결 건을 표결처리하려 하자, 회의장 뒤쪽 참관인석에 있던 당원들은 격하게 반발하며 회의장에 난입했다. 이들은 의장단이 있는 단상 앞을 둘러싼 채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심 대표는 “당원들은 다시 참관석에 돌아가 달라. 인내심을 갖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단상 점거와 구호는 1시간가량 계속됐다. 저녁 8시 또다시 정회했다.

밤 9시40분께 속개된 회의에서 심 대표는 당권파들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첫번째 안건을 처리했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의장이 당권파 당원들의 구호와 항의를 물리치고 “이의가 없으니 ‘강령 개정안 심의·의결의 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당권파 당원들이 대표단이 앉아 있던 단상으로 뛰어올랐다. 난투극이 벌어졌다. 단상에 있던 심상정 공동대표를, 유시민 공동대표가 몸으로 감싸며 막았다. 심상정 대표를 감싸던 유시민 공동대표는 멱살이 잡혔다. 당원들의 폭행은, 조준호 공동대표에게 집중됐다.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아, 당권파로부터 ‘부실조사, 조사왜곡의 주범’이란 비난의 초점이 된 탓으로 보인다. 당권파로 보이는 당원이 조 대표의 머리채를 잡았다. 조 대표의 몸에 젊은 당원들의 주먹질이 이어졌다. 몸으로 막는 당직자들 덕분에 대표단은 겨우 몸을 피했고, 상태가 좋지 않은 조 대표는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정당 대표가 당원들에게 폭행당한, 한국 정당사에 유례없는 순간이었다. 심상정·유시민 두 공동대표는 따로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단상에 올라 의장석을 점거한 당권파 당원들은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를 외쳤다.

회의장으로 돌아온 심 대표는 “더이상 정상적인 회의가 불가능하다”며 무기한 정회를 선포했다. 밤 11시30분께였다.

통합진보당의 한 당직자는 13일 “세 분의 공동대표가 모두 크게 놀라 충격이 컸고,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조 대표의 비서실장도 이날 조 대표의 상황에 대한 발표문에서 “심 대표를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조 대표가 머리카락과 멱살을 잡히고 옷이 찢어지고 몸과 얼굴, 다리를 맞았다. 현재 정신적, 육체적 안정이 필요한 상태로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14일 허리와 목 부분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혜정 석진환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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