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퇴진 사진전도 무산
5·16 군사쿠데타 직후인 1962년 박정희 군사정권이 강탈한 정수장학회(전 부일장학회) 관련 사진전과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 관련 만화 전시회가 국회에서 추진됐으나 국회 사무처의 제동으로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실과 국회사무처의 설명을 종합하면, 배 의원은 오는 10~11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신관 로비에서 ‘정수장학회 관련 사진 전시회’를 열겠다고 국회사무처에 지난 2일 신청했으나, 사무처는 이날 바로 불허 결정 공문을 배 의원실에 보냈다. 사무처는 또 배 의원이 같은 당 도종환 의원과 공동주최로 같은 시간·장소에서 열려고 한 ‘문화방송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만화 전시회’에 대해서도 2일 불허 결정을 내렸다.
사무처는 불허 방침을 알리는 공문에서 “의원회관 로비는 모든 국회 구성원을 위한 공용 공간으로 유지·관리하여 왔고 기존에도 주로 문화·예술 관련 행사, 출판기념회 등의 장소로 사용되어 왔다”며 “신청한 목적으로는 허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국회법은 물론 내부 규정에도 의원회관 로비 이용에 대해 따로 정한 내용이 없어, 국회사무처가 자의적인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의 항의가 이어지자 최근 국회사무처는 “만화 전시회는 ‘김재철 사장 퇴진’ 내용을 삭제하면 개최 가능하다”고 태도를 다소 바꿨으나, 정수장학회 관련 사진전은 여전히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환철 국회사무처 관리과장은 “의원회관 로비의 전시물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선례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원회관 로비 이용 관련 국회사무처 자료를 보면, 최근에도 북한인권법과 탈북자, 4대강 사업, 제주 4·3사건 등 다양한 사회적 관심사와 관련한 전시회 등이 열린 바 있다.
배 의원은 “이명박 정권과 미래의 권력이 될지도 모르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식한 편향된 의정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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