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겅선후보·대표 연석회의'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5명과 당대표 등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해 연석회의를 하려고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태호·안상수·임태희·박근혜·김문수 후보. 뒷줄 왼쪽이 황우여 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책토크 공천금품 질문에
“안타깝고 송구” 유감 표명
비박주자들 책임론 거론에
“배신·공격에 멘붕” 불쾌감
캠프서도 ‘비리 무관’ 선긋기
“안타깝고 송구” 유감 표명
비박주자들 책임론 거론에
“배신·공격에 멘붕” 불쾌감
캠프서도 ‘비리 무관’ 선긋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5일 총선 공천 금품수수 의혹에 관해 “책임질 일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문수, 임태희, 김태호, 안상수 후보와 황우여 대표, 김수한 경선관리위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7인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후보는 공천비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앞으로 계속 이런 일이 생기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안상수 후보의 말에, “나는 책임질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임태희 후보가 전했다. 박 후보는 “당에서 공천 헌금에 관한 조사를 하고 있으니 경선 일정은 일정대로 진행해야 할 것 아니냐”며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7인 연석회의에 앞서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대 정책토크’에서는 공천 금품수수 의혹 처리에 관한 한 참석자의 질문에, “사실 여부가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이런 의혹이 얘기되고 있다는 자체가 참 안타깝다”며 “국민들께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유권자와 만나는 현장에선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비공식적인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자신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당내 회의에선 책임질 일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쪽의 이상일 대변인은 “박 후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후보 사퇴 요구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정책토크에서 ‘멘붕’(‘멘털 붕괴’의 약어)을 최근에 겪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믿었던 사람이 뭔가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연루가 됐다,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멘붕이 되고 이걸 빌미로 저를 공격하면 이것도 멘붕”이라고 했다. 측근인 현기환 전 의원이 금품수수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것도 당혹스럽지만, 이를 계기로 비박 주자들이 자신에 대한 공격을 일제히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드러낸 셈이다.
박 후보의 어정쩡한 유감 표시는 캠프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박 후보 캠프의 핵심인사는 “지지율이 1%도 안 되는 사람들이 경선 불참을 이야기하면서 경선 일정을 연기하자고 하는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친박 인사도 “어떻게 개인 비리 의혹을 박 후보에게 연관시킬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캠프에선 “박 후보가 도의적인 차원에서 원칙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한 캠프 간부)는 건의가 있었지만 “실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경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의 책임 정점엔 박 후보가 있고 가장 큰 책임을 지닌 박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며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했다. 4월 총선 당시 박 후보가 당 비대위원장으로서 사실상 공천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을 지적한 얘기였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후 ‘20대 정책토크’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의 티타임에서 5·16 등 과거사 논란과 관련해 “저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과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걸 끄집어서 저를 때리려고 한다”며 “과거를 끄집어내서 비난하고 때려도, 아무리 얻어맞아도 저는 제 갈 길이 바쁘다”고 말했다.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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