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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바람’ 잠잠한 제주…“모바일투표 잡아라” 안간힘

등록 2012-08-23 21:03수정 2012-08-23 22:20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본경선을 이틀 앞두고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지상파 방송3사 합동토론회에 참가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두 손을 엇갈려 잡아 보이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본경선을 이틀 앞두고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지상파 방송3사 합동토론회에 참가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두 손을 엇갈려 잡아 보이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민주당 경선 앞두고 제주 가보니
현수막조차 없는 거리 ‘차분’
“2002년 때 열기 미치지 못해”

모바일 투표참여가 90% 달해
후보 캠프마다 전화독려 집중
인적관계망 영향 커 예측불허

제주도는 한국의 ‘뉴햄프셔’가 될 것인가?

25일 제주에선 올해 대통령 선거에 나갈 민주당 후보를 뽑는 첫 경선이 열린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첫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열리는 뉴햄프셔주는 미국 대선의 풍향계 구실을 한다. 민주당은 지난 2002년 당원이 아닌 국민에게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권을 개방한 국민참여경선을 시작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올해의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까지, 그 출발점은 늘 제주였다. 게다가 올해는 선거인단이 투표소에 오지 않고 전화를 이용해 투표할 수 있는 모바일선거도 새로 도입됐다. 25일 민주당 경선에는 제주도 유권자 44만명 가운데 8%가 넘는 3만6028명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21일부터 3일간 둘러본 제주 거리는 예상외로 차분했다. 거리에는 국민선거인단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펼침막 하나 붙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차분한 겉모습과 달리 뭍밑에선 역동성이 흐르고 있었다. 제주 경선이 갖는 중요성 때문에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자마자 제주도민들에게는 각 캠프는 물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친척, 친구, 지인들한테서 “선거인단에 꼭 참여하라”는 전화가 빗발쳤다. 지난 두 번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참여했다는 모슬포의 최운국(47·ㅅ게스트하우스 대표)씨는 “서울에서 친구와 선배들이 ‘선거인단 신청했느냐’고 전화를 해댄다”며 “첫 경선을 하는 제주도에 사는 특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나 후보 캠프에서 일하는 선배·친구들의 부탁으로 민주당 경선에 참가하기로 했다는 제주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이정원(34)씨는 “안 그래도 참여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당원이라고 밝힌 ㅁ한의원 안아무개 원장은 “대통령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지난 몇 년 동안 뼈저리게 느꼈다”며 “정권교체를 하는 데 도움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민주당 선거인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제주의 민주당 경선 열기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모바일 투표라는 새로운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22일 한 후보의 캠프 사무실에서는 선거운동원들이 모두 전화통을 붙잡고 있었다. 전체 선거인단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탓에, 정세균·김두관·손학규·문재인 후보(기호순) 쪽이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전화 홍보와 공중전밖에 없었다. 운동원들은 자신의 캠프가 끌어모은 선거인단에게 전화를 걸어 “23~24일 이틀 동안 ‘02’로 시작되는 전화가 오면 꼭 ○○○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독려하고 있었다. 전체 제주 선거인단 가운데 모바일 투표를 선택한 선거인단이 90%를 넘다 보니, 선거운동도 투표장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오프라인 방식과는 다른 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 경선 열기를 느끼려면 민심 속으로 좀더 깊이 들어가야만 했다. 제주 경선의 열기는 전화기와 휴대폰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시 이도동에서 만난 윤혜숙(40)씨는 “국정경험이 있으면서도 정책이 잘 준비된 후보에게 모바일 투표를 할 생각인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들은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도의 현안인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 신제주공항, 농업정책 공약 등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언론을 통한 공중전을 펼쳤다.

최현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정치사회학)는 제주도만의 독특한 ‘괸당’ 문화가 이번 민주당 경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 교수는 “제주도에는 ‘이 당, 저 당 해도 괸당이 최고’라는 말이 있다. ‘괸당’은 혈연·지연으로 뭉친 일종의 공동체인데, 괸당에 속한 사람이 어느 대선 캠프에서 일하고 있으면 ‘우리 괸당 일인데’ 하면서 거들어주는 문화가 있다”는 게 최 교수의 분석이다.

이처럼 전국 단위의 여론이나 ‘바람’보다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가 선거에 영향을 끼친다는 제주도만의 특성을 고려하면, 경선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제주/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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