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악연’ 안대희와 이인제, 한집살이 시작
대선자금 구속때 수사 지휘
이 ‘13번째 당적 이전’ 기록도
대선자금 구속때 수사 지휘
이 ‘13번째 당적 이전’ 기록도
“지구를 한바퀴 반 돌다보니 그리됐다.”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는 25일 ‘당적을 너무 많이 옮겼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헛웃음을 지으려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이날 합당으로 13번째 당적(무소속 포함) 이전이란 신기록을 이어갔다.
판사 출신인 이 대표는 13대 총선(1988년)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경기 안양갑)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1990년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주자유당에 합류해 김영삼 정부의 첫 노동부 장관(1993년, 최연소), 민선 1기 경기도지사(1995년)를 역임했다. 민자당은 1995년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바꿨다. 처음 두 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당적 변경이었다. 그러나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한 뒤 1997년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했고, 그해 대선에 출마(19.2% 득표)했다.
이듬해인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로 옮겨 말을 갈아탔다. 당 이름을 바꾼 새천년민주당에서 2002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초반 대세론을 형성하다 노무현 후보에게 패하자 다시 탈당했다. 이후 충청도에 기반을 둔 자유민주연합과 국민중심당을 거친 뒤, 2007년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으로 돌아와 경선에 출마해 3번째 대선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08년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합당한 통합민주당에 합류했지만,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자 또다시 탈당해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지난해 자유선진당에 입당했고, 올초 자유선진당은 선진통일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이 대표는 지난 8월엔 “우리는 제3세력, 정치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을 비쳤다. 새누리당과의 보수대연합설에 대해선 “미풍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03년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대가로 한나라당으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되기도 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2, 3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아 재기에 성공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구속 당시 수사를 지휘했다. 안 위원장은 “이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후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정치적) 평가도 받은 분”이라면서도 “선거 필요성 때문에 박 후보가 하시는 건데,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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