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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철수 “재벌 스스로 개혁안 내놔야”…인사말부터 ‘직격탄’

등록 2012-11-08 20:34수정 2012-11-09 08:29

긴장감 감돈 ‘전경련 간담회’
“재계, 경제민주화 반대만 말고…”
‘비정규직 해결’ 등 집중 언급
허창수 회장 표정 굳어지기도

캠프쪽 ‘재계 변화 촉구’ 경고
“일자리 구걸하러 온것 아니다”

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케이티(KT) 사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바쁜 일정에도 경제계 의견을 듣고자 방문해주신 안철수 후보께 감사드린다”며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게 환영인사를 건넸다.

안 후보는 의례적인 인사말도 없이 본론으로 직행했다.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서 재계의 반대가 강한 것 같다. 정치권, 검찰에서도 국민의 요구에 따라 스스로 개혁안을 내놓고 있다. 전경련도 정치권 안에 반대 의사만 표하기보다는 스스로 개혁안을 내놔야 할 때다.”

허창수 회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팔짱을 끼고 시선은 아래로 떨궜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다 짧은 박수가 나왔다. 간담회는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50분 남짓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긴장감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와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 홍종호 국민정책본부 총괄간사 등은 번갈아가며 격차 해소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주문했다. 허 회장,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등은 기업 입장을 설명하며 지난달 발표한 재벌개혁 정책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도 동석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는 것을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도와주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는 것을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도와주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답이 수차례 오간 뒤 안 후보는 대기업의 해외진출 자제 및 국내 사업장 확대, 비정규직 문제 해결 동참,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안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기보다 가급적 국내에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를 집중 언급했다. 안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는 기업의 고충이 있기는 하겠지만,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노동 유연성에 대해 노동계가 경직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불가피하게 아웃소싱을 하는 등 채용을 꺼리게 된다”고 응수했다.

안 후보와 전경련의 만남은 안 후보 캠프의 요청에 따라 마련됐다.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을 설명하고 재계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라는 게 캠프 공식 설명이다. 하지만 초점은 ‘재계에 대한 경고’에 맞춰져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후보가 모두 발언에서 인사말도 하지 않고 본론으로 직행한 건 계획된 것이다. 다른 정치인들처럼 일자리를 구걸하거나 협조를 요청하러 온 게 아니라 우리 정책을 알리려고 온 것이라는 걸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의 재벌개혁 방식은 단계적 접근이다. 대통령직속 재벌개혁위원회를 통해 재벌 총수의 편법 상속·증여,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방지 등 재벌개혁 7대 과제를 수행하면서 재벌들의 자발적 변화를 유도한 뒤 따르지 않으면 계열분리명령제 등을 통해 강력한 조처를 취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안 후보가 전경련 쪽에 만남을 요청한 것은 1단계인 ‘재벌의 자발적 변화’를 요구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게 캠프 쪽 설명이다. 경제 분야를 담당하는 캠프 핵심 관계자는 “힘이 있는 임기 첫해에 재벌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게 캠프 분위기다. 오늘 전경련과의 만남은 이런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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