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의 교체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기류는 대체로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후임 비서실장은 정무적 판단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의 이런 분위기는 당과 청와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문제제기와 맥이 닿아 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초선 의원은 17일 “후임 비서실장이 무엇보다 정책에 대한 정무적 판단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정부의 중요 정책이 시행과정에서 민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지를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서 ‘청와대 쇄신론’을 제기했던 유선호 의원도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철학과 소신을 정책적으로 소화시켜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다리 구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정무적 능력을 우선시하는 쪽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정무수석실 폐지 이후 그 기능이 비서실장실로 이관된 만큼, 대통령의 국정운용을 정치적으로 보좌해 전체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김 실장이 지금까지 내부관리는 잘 해왔을지 몰라도, 정무적 기능은 사실상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신임 비서실장이 당과 청와대의 가교 구실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 직계의 한 의원도 “선거구제 개편과 양극화 해소, 과거사 정리 등 대통령이 언급한 3가지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보좌하려면 정무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청와대 내부보다는 외부 인사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시민 의원은 “대통령의 철학과 소신을 잘 이해해 별도의 ‘수습기간’ 없이 곧바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느 자리에서든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는 인물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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