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사랑도 명예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울려 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등록 2013-05-07 23:49수정 2013-05-08 08:22

대통합민주신당 강기정의원이 9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이명박대통령후보가 아들과 딸을 자신의 건물관리 회사에 위장취업시켜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대통합민주신당 강기정의원이 9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이명박대통령후보가 아들과 딸을 자신의 건물관리 회사에 위장취업시켜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7일 밤 9시20분 국회 본회의장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던 이날 ‘5분 자유발언’을 위해 단상에 올라온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직접 부른 것이다. 국가보훈처가 5·18 기념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부를 별도의 공식 기념노래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노래 항의’였다. 갑작스런 강 의원의 노래에 본회의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본회의에 걸린 대형 스크린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가 떴다.

강 의원의 지역구(광주광역시 북구갑)에는 망월동 5·18 민주묘지가 있다. 강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5·18 기념식장에서 노래를 못 부르게 한다고 해서 광주가 분노하고 있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어떤 노래인지 설명을 이어갔다.

“1982년 2월 겨울, 그 겨울 광주의 망월동에는 한쌍의 영혼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시민군 대변인을 하다 총에 맞아 숨진 윤상원 열사, 신부는 들불야학을 하다 연탄가스로 숨진 박기순이라는 대학생이었습니다. 그 영혼 결혼식을 기리는 노래가 불려졌습니다. 그 노래가 지금 화면에 떠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노래입니다. 그 노래 한 번 제가 불러볼테니 들어봐 주십시오.”

윤상원·박기순은 1970년대 후반 전남대에 다니다 광주 서구 광천동 들불야학에서 함께 강학을 했다. 박기순은 1979년 12월 연탄가스 중독으로 23살 나이로 먼저 숨졌고, 윤상원은 1980년 5월27일 계엄군 진압에 끝까지 맞서다 31살 나이로 총에 맞아 숨졌다.

강 의원은 노래를 마친 뒤 “죽음에 대해 살아있는 사람이 미안해서 불렀던, 혼자 있거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민주주의 현장에서 불렀던 노래다.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돼서 정부 주관으로 첫 기념식을 할 때도 불려졌고, 2002년 5·18 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됐을 때도 불려졌다.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불렀다. 노무현 대통령도 대통령 시절에 같이 불렀던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빼고 ‘방아타령’을 부르려다가 야단이 나서 포기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4800만원을 들여 새로운 기념곡을 만들겠다고 해서 야단이 났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5·18 민주화운동 30돌을 기리는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했다. 대신 기념식에 참석한 국무총리 퇴장 때 ‘방아타령’을 연주하기로 했다가 추모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각계의 비판이 일자 서둘러 민중가요인 ‘마른 잎 다시 살아나’로 대체한 바 있다.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에 항의해 상당수 유족과 정치인이 기념식에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기념식이 됐다.

강 의원은 “이번 5·18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도 꼭 망월동에 오셔서 함께 노래도 부르고 광주 정신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자유발언을 마무리했다.

민주당 소속인 박병석 국회 부의장은 “강기정 의원님의 절절한 호소를 잘 들었습니다만, 5분 자유발언은 발언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욕설 우유’ 파문에 남양 광고모델 김태희는 “…”
말 많은 대회…“너 말 안 들을래!”
사진으로 보는 박근혜 대통령 방미 둘쨋날
“남양유업 제품 안 받겠다” 그들이 뭉쳤다
유시민, 노무현 추모시 ‘대답하지 못한 질문’ 내용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