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와서 복지위 요청해라”
국회법 무시 이유로 배정 제동
국회법 무시 이유로 배정 제동
‘나한테 찾아와서 요청을 해라. 상임위원회 배치는 내 권한이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9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보건복지위원회 배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회법을 무시했다”는 게 이유지만, ‘안철수 길들이기’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상임위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안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위 소속 이학영 민주당 의원의 양해를 얻어 그 자리를 승계하기로 했고, 여야 원내대표도 이에 합의했다. 대신 이 의원이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이 맡았던 정무위원회로 옮기는 것으로 교통정리를 끝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안 의원의 상임위 배치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강 의장은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와 의장 접견실에서 만나 이런 결정을 전달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국회법 제48조2항에 따라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의장의 소관 사항인데도, 의장에게 사전 협의도 구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합의를 하고 언론에 확정된 것처럼 보도가 됐다”며 “본인 권한이 침해당한데 대해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에게 호통을 치고, 국회법을 지키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24 보궐선거에서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 당선된 안 의원은 관행에 따라 노 전 의원이 속해 있던 정무위로 가려 했으나, 1천억원대 안랩 주식의 백지신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위원회를 희망해왔다.
상임위 배치 문제가 다시 꼬이자 안 의원은 10일 강 의장을 만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안 의원이 찾아와 잘 설명하면 의장이 판단할 것이다. 이런 절차를 거쳐 결국은 안 의원의 희망대로 보건복지위로 배치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수헌 송호진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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