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기관보고 이모저모
5일 열린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위(국조특위)의 국정원 기관보고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재준 국정원장은 시종일관 뻣뻣한 자세로 ‘국정원은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남 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증인 선서를 한 뒤, “저희 직원들이 연루된 사건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사말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드러난 댓글 사건 등에 대해 “대적심리전 업무를 둘러싼 정치개입 논란”에 불과하고, “대적심리전에 대한 오해”라고 표현했다. 검찰 수사결과를 정면 부인한 것이다. 남 원장은 또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은 내부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셀프개혁’ 지시를 잘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초 잡혀 있던) 7월26일 기관보고에 국정원장과 배석자 전원이 통지도 없이 불출석했다. 국회 무시행위인데, 해명하고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는 신기남 국조특위 위원장의 지적엔 “지난번에 위원장님께 사죄 말씀을 드렸다”며 추가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날 남 원장 주변에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검은 양복 차림의 국정원 직원 7~8명이 근접 경호를 했다. 국정조사특위장을 빠져나가는 남 원장을 둘러싸고 취재진의 접근을 막는 바람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 원장은 국정원이 국정조사까지 받는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반복된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기관보고는 애초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상파 방송 3사의 생중계 취소로 파행 위기에 부닥쳤다가 오후 2시에야 겨우 열렸다. 본격 질의에 앞서 인사말 등만 공개하기로 했는데, 이마저 중계가 무산될 뻔한 것이다. 특위 여야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방송사의 편성권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는 더욱 중요하다”며 지상파 방송 3사에 생중계를 재요청했고, 방송사들은 이를 수용했다.
조혜정 김남일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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