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이미 입수하고 이를 선거에 이용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월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읽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무성 의원 국정조사 증인 거론 이후 ‘오리무중’ 행보
의원실 관계자 “현재 개인 일정 때문에 몽골에 체류중”
민주당 “반드시 증인 채택” 새누리당 “절대로 안된다”
의원실 관계자 “현재 개인 일정 때문에 몽골에 체류중”
민주당 “반드시 증인 채택” 새누리당 “절대로 안된다”
“‘무대’가 사라졌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민주당이 ‘핵심 증인’으로 채택을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61·부산 영도) 의원이 요즘 통 보이질 않는다. ‘무대’는 새누리당의 실력자인 그를, 의원들이 ‘김무성 대장’으로 부르면서 생긴 별명이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은 지난달 24일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마지막이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희망버스 집회’를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의 공권력에 대해 국민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총리를 비롯한 관계 장관들의 분발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 뒤로 20여일이 넘도록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오리무중’ 행보를 두고, 그가 권영세 주중 대사와 함께 국정원 국정조사의 핵심 증인으로 거론되면서 몸을 납작 숙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사흘 전인 12월16일, 당시 새누리당 선대본부장이던 김무성 의원과 상황실장이던 권영세 주중 대사가 박원동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고리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국정원의 대선 개입 증거가 없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도록 독촉하는 등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정치공작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요즘 김 의원이 무척 조용하다. 의원회관에 나오기는 하는데 전혀 활동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언 사고를 낸 뒤에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는 나왔는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나오지 않는다. 국정조사 증인 채택 문제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현재 몽골에 머물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13일 “이번 주초에 몽골로 나가셔서 주말에 돌아오신다. 예정돼 있던 개인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조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는 “의원님은 일단 사실관계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하신다. 야당이 국정조사 증인으로 본인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정치공세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출국 직전인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친박 핵심인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점심을 함께 했다.
14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열린다. 증인으로 채택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차 청문회 출석을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민주당은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추가 증인 채택을 위해 새누리당과의 일전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오는 23일까지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마지막 3차 청문회를 21일 실시하기로 했다. 채택된 증인에게 일주일 전까지 청문회 출석 통보를 해야 하는 규정을 고려하면, 김 의원과 권 대사를 3차 청문회에 출석시키기 위해서는 14일 증인 채택과 출석 통지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민주당은 김 의원을 반드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증인 채택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가 쪼개지는 한이 있더라도 김 의원과 권 대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한 여론조사기관이 최근 실시한 여권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 그가 1위를 차지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이 잔뜩 걸렸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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