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
새누리 ‘일단 지켜보자’ 분위기
정몽준·조해진 등 일부 의원은
“증세-복지공약 조정 논의해야”
내달 예산안 공개…논란 가열될 듯
새누리 ‘일단 지켜보자’ 분위기
정몽준·조해진 등 일부 의원은
“증세-복지공약 조정 논의해야”
내달 예산안 공개…논란 가열될 듯
정부·여당은 세법 개정안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에도 여전히 ‘증세 없는 복지’라는 기존 정책 틀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청와대는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증세 없이 복지공약을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예산 확보 방안 등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복지공약 조정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증세 및 복지공약 수정 논란’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하는 오는 9월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증세 없는 복지’라는 큰 틀의 기조를 재검토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 대신 대선 공약에 명시된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 구조조정 등 이른바 ‘증세 없는 세수 확보’ 방안의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자고 한다.
청와대와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세출구조 조정’이다. 봉급생활자 증세는 물론 법인세율 인상 등 이른바 ‘부자 증세’도 경기 활성화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만큼, 세금 쓰는 분야를 대폭 구조조정해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복지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애초 공약가계부도 세출 조정으로 60%, 세입으로 40% 정도의 재원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당장 9월에 공개할 내년도 예산안부터 역대 어느 정권도 쉽지 않았던 세출 분야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도하려고 하니 한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9월에 국회에 낼 내년도 예산안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한지 따져볼 수 있는 구체적인 시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복지예산 확보를 위해 다른 분야의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둔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증세-복지’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공약과 국정과제 등에서 거론한 바 있는 적절한 세부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국민대타협위원회’ 방안도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검토된 바 없지만, 9월 예산안이 나오고 논쟁이 본격화되면 위원회 구성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청와대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당 역시 정부의 이런 방향과 보조를 맞추려 하고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직접 증세는 고려하고 있지 않고, 복지 공약 수정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성린 제3정조위원장도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향후 몇 년 동안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므로 그때 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며 “그때도 세수 확보가 어려우면 공약 축소와 증세를 함께 해야겠지만 방점은 공약 축소 쪽에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각에선 세수가 부족한 현실을 인정하고, 당장 증세를 할지 공약 수정을 할지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조해진 의원은 “불요불급한 복지수요는 구조조정하고, 국민들한테도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는 걸 설명하면서 가장 적합한 정책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에 공약을 던져 놓고 이행하라고 하면서 세금은 늘려서는 안 된다고 하면 무슨 수로 만드느냐. 이 부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없이는 대통령이 지향하는 국정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세법 개정안 논란을 계기로 복지정책 재원 마련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길 기대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부담을 요청할 것인지, 아니면 복지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석진환 김수헌 기자 soulfa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담뱃재 털고 침 뱉은 물 맞으며 촬영했다”
■ 전두환 차명재산 수십억 첫 확인…한남동 노른자위땅 매매
■ 일본인들은 왜 욱일기를 휘날리나
■ [화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명승부 명장면들
■ [화보] 5월 광주처럼…이집트 시위대 유혈진압
■ “담뱃재 털고 침 뱉은 물 맞으며 촬영했다”
■ 전두환 차명재산 수십억 첫 확인…한남동 노른자위땅 매매
■ 일본인들은 왜 욱일기를 휘날리나
■ [화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명승부 명장면들
■ [화보] 5월 광주처럼…이집트 시위대 유혈진압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