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와 스치듯 인사만…정국해법엔 침묵
민주 “소통의지 안보여” 새누리 “회담, 당장은…”
민주 “소통의지 안보여” 새누리 “회담, 당장은…”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의 ‘3자 조우’는 순식간에 끝났다. 15일 오전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앉을 자리로 이동하는 통로 앞줄에 앉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스쳐지나듯 인사를 나눴다. 옆에 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에게도 가벼운 악수만 건넸다.
행사를 마친 뒤 박 대통령은 다시 황 대표와 김 대표 앞을 지나 퇴장했지만 대화는 없었다. 대통령과 단둘이 만나 담판을 짓자며 ‘양자 회담’을 압박하고 있는 김한길 대표, 원내 현안을 다루려면 여야 원내대표까지 불러 ‘5자 회담’을 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박 대통령, 여당 대표가 다리를 놓는 ‘3자 회담’을 주장하는 황우여 대표의 미묘한 시선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한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이 회담 형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보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김한길 대표가 단독회담을 제안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민주당은 왕정시대 임금님을 알현하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대표로서 국정 최고책임자를 만나 정국의 해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며 회담과 관련한 청와대의 답변을 은근히 기대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의 협력 방안에 대한 메시지도 없이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협력의 동반자로 국민과 함께 새 시대를 열어나가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말만 늘어놓자,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서는 엄중한 정국상황을 풀어갈 소통과 상생의 리더십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안이한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고 비판했다.
여당도 당장 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황우여 대표는 “광복절 행사장에는 우리 둘만 부른 것이 아니어서 (많은 대화는) 못했지만 김한길 대표와는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한다”면서도 “우리 둘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당 대 당의 문제다. 여러 가지가 얽혀 있다”고 말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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