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독일에 머물다 귀국한 9월29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환영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손 전 대표 왼쪽은 함께 입국한 부인 이윤영씨.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 대표 “당 총의 모아 요청”
손 “조금 시간 갖겠다”
정세균 “손 결정하면 지지”
6일 오후 불출마서 태도 바뀌어
‘10·30 재보궐선거’ 새국면
손 “조금 시간 갖겠다”
정세균 “손 결정하면 지지”
6일 오후 불출마서 태도 바뀌어
‘10·30 재보궐선거’ 새국면
10·30 재보궐선거 경기 화성갑에 불출마 결심을 내비쳤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6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거듭된 재고 요청에 불출마 뜻을 다소 누그러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대표는 손 전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당의 총의로 출마를 요청했다. 손 전 대표도 ‘조금 시간을 갖고 국민들의 뜻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손 전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전·현직 의원들과 저녁모임을 갖는 서울 시내 한정식집으로 찾아가 25분간 얘기를 나눴다.
손 전 대표의 측근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이사도 “당 대표가 (다시) 찾아와 요청하니, 국민의 뜻을 깊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출마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전 대표가 8일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심포지엄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 정리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 이전까지만 해도 손 전 대표는 불출마 의지를 굳힌 것처럼 보였다. 최원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오전에 손 전 대표 쪽 인사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 입장을 번복해주면 당이 최대한 출마 모양새를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뜻을 전했으나, 이를 전해들은 손 전 대표는 허허 웃으며 “국민을 보고 길게 가자”며 거절했다고 한다.
지난 4일 경기도 성남 분당 일식집에서 이뤄진 ‘김한길-손학규 만남’도 불출마 의향에 결정적 구실이 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손 전 대표 쪽 인사는 “김 대표가 정세균 전 대표와 가까운 오일용 화성갑 예비후보 문제를 미리 잘 정리하고 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손 전 대표 쪽에선 당이 중지를 모아 출마를 요청하지 않는 듯한 상황에서 출마를 강행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손 전 대표는 당 대표의 ‘삼고초려’ 출마 요청을 단박에 또 거절할 경우, 당의 위기 상황을 외면했다는 비판 여론이 생길 것 등을 고려해 다시 고민의 시간을 가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전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과 손 전 대표가 결정하면 그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초선 의원들도 7일 손 전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낼 예정이다.
하지만 손 전 대표 쪽 내부에선 출마 반대 의견이 여전해, 출마로 선회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손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손 전 대표가 출마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 같다”면서도 “대선에서 진 지 1년도 안 돼 재보선에 나오는 것을 국민들은 욕심으로 볼까 조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