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행보?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퓨처라이프포럼 출범식에서 자신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은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어깨를 잡으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무성 `‘근현대 역사교실’
어젠 ‘퓨처라이프 포럼’ 출범
친박쪽은 ‘국가경쟁력강화모임’
당권·세력화 염두에 둔 행보
어젠 ‘퓨처라이프 포럼’ 출범
친박쪽은 ‘국가경쟁력강화모임’
당권·세력화 염두에 둔 행보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를 향한 쓴 목소리가 거의 자취를 감춘 새누리당에서 공부·연구모임이 만개하고 있다. 연구주제는 역사·국가경쟁력·통일 등으로 다양하지만, 모임을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인사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차기 당권이나 유력 정치인의 세력화를 염두에 둔 ‘정치공학’이 복잡하게 작동하고 있다.
‘진지’ 구축에 가장 앞선 이는 5선의 김무성 의원이다. 차기 당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 의원은, 지난 9월 시작부터 100명이 넘는 현직 의원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 당내 최대 연구모임인 ‘근현대 역사교실’을 이끌고 있다. 김 의원은 매번 모임 머리발언을 통해 보수·우익적 역사관을 담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김 의원은 11일 자신과 이념적 대척점에 있는 민주당 원혜영,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3명이 공동대표로 참여한 고령화사회 연구모임인 ‘퓨처라이프 포럼’을 출범시켰다. 여야 의원 43명, 외부 전문가그룹 34명이 참여하고 있다. 역사교실을 통해 ‘김무성=보수·우익 이념’ 이미지를 지지층에 각인시켰다고 판단한 김 의원이 여야를 아우르는 광폭행보까지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전당대회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의원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친박근혜계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18일에는 유기준 최고위원·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 등 친박계 핵심에, 김영우·김희정·주호영·김기현 의원 등 친이계, 충청권 지분을 쥐고 있는 이완구 의원 등이 결합한 ‘국가경쟁력강화모임’이 첫 세미나를 연다. 모임에 참여한 한 의원은 “김무성 의원은 너무 ‘견적’이 커서 처음부터 참여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모임 운영 역시 누군가에게 힘이 쏠리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6개 분과 간사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친박계 핵심이자 차기 당권주자로 떠오른 최경환 원내대표의 참여는 모임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뒤로 미뤄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김 의원에 맞서는 모습을 보일 경우 여권의 내부분란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충청 대표설’이 나오는 이완구 의원 쪽도 “모임 취지에 동의해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것이지 굳이 특정인을 견제하거나 당내 세력화를 생각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경쟁력강화모임은 저녁모임을 통해 스킨십을 강화하고, 세력도 확장할 방침이다. 총괄간사를 맡은 유기준 최고위원은 “19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모임은 계속될 것이다. 규모 역시 현재 30명 정도에서 계속해서 키워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충청권 6선으로 새누리당에 재입당한 이인제 의원도 최근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을 통해 차기를 모색하고 있다. 독일모델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관심을 모았던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5선 남경필 의원)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여론의 관심은 조금 멀어진 모양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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