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변인(맨 오른쪽)
대변인 생활 2년만에 마감
“민주 가장 큰 문제는 간절함 부족”
“민주 가장 큰 문제는 간절함 부족”
“2년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모셨던 대표가 여덟 분이나 된다는 사실이 민주당의 어려움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큰 선거 두 번을 지고 나니 이번 지방선거는 어떻게든 꼭 이겨보고 싶다.”
15일 민주당 당직 개편으로 대변인에서 홍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박용진 대변인은 15일 고별 브리핑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는 2012년 3월 한명숙 대표 때 ‘민주통합당’ 대변인에 발탁됐다. 총선과 대선을 치르고 박근혜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당의 ‘입’은 그대로였지만, ‘간판’인 당 대표는 수시로 바뀌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한겨레>와 만나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큰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고, 2년 동안 대표를 8번이나 바꿔야 할 지경에 이른 원인이 ‘간절함의 부족’이라는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정치의 타파를 간절히 소망했다. 사람들이 두 전직 대통령을 지지한 건 그 간절함에 호응한 건데, 지금 민주당에는 그런 간절함이 없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총선과 대선에서 진 뒤 지도부가 무너지고 나 혼자 (대변인에) 남아 있던 며칠이 있었다. 슬프고 구차스럽고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었지만 당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야 하지 않나. 아무 말 하고 싶지 않은데도 대변인이기 때문에 기자들에게 뭔가 말해야 했던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물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흥선대원군에 빗댄 ‘기춘대원군’ 논평이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자랑스러운 불통’에 “헐”이라는 전무후무한 한 글자 논평 등이 화제가 되고 주변에서 인정받을 땐 보람도 느꼈다고 했다.
이제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된 그는 “김 대표가 ‘이 악물고 해보자’고 하더라. 한번도 안 해본 일이라 두렵기도 하지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사람들이 ‘아, 저건 민주당 거’라고 알 수 있도록 메시지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말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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