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맨 오른쪽)와 최경환 원내대표(가운데)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시도당 국민공천배심원단 구성안’ 자료를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강화군수 ‘여론조사 경선’ 중단
돈봉투 뿌린 60대 긴급 체포
돈봉투 뿌린 60대 긴급 체포
세월호 참사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새누리당에 ‘돈 선거 의혹’이라는 악재가 또 덮쳤다. 한동안 중단했던 선거운동 일정을 재개하자마자 터져나온 부정경선 의혹에 새누리당은 다시 일부 일정을 중단하는 등 사태 수습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후보 진영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분노 속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의 한 관변단체장인 임아무개(63)씨는 28일, 6·4 지방선거에 나설 새누리당 강화군수 후보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돈봉투를 뿌린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새누리당은 각 후보들에게 금권선거 등 선거부정 사례가 적발되면 공천이 확정되더라도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는 등의 공명선거 서약서를 받은 바 있다. 새누리당은 여론조사 경선을 중단하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저녁 공천위 회의를 마친 뒤 “유천호 인천 강화군수 후보자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현재 진행중인 여론조사 경선을 중단하도록 조치하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허위 경력’ 의혹이 제기된 장석현 인천 남동구청장 후보자에 대해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공천을 취소하고, 다시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하도록 했다.
새누리당엔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며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세월호 참사로 경선 일정이 중단됐을 때 당 안팎에선 “이미 배포된 당원명부 등을 이용해 돈을 뿌리는 후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한 광역후보 쪽은 “이게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어디선 청년당원들을 캠프로 불러 후보와 만나게 하면서 버스까지 동원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경선 일정이 재개됐지만 각 후보 진영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좀체 진정되지 않는 세월호 국면에서 떠들썩하게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탓이다. 29일 오후 텔레비전 토론회를 열기로 한 서울시장 경선 후보 캠프들은 “웃는 것조차 조심스럽지 않으냐”며 “당원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조용히 만나는 것 말고 언론에 공개하는 일정은 잡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안산 단원고가 있는 경기지사 후보들은 사고 현장인 진도에선 철수했지만, 공약 발표 등 선거 관련 일정은 못 잡고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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