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월호 침몰 사고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연 종합 질의에서 해양경찰청 123 경비정 김경일 정장(마이크 앞)이 “세월호 선원 구조 당시 선원인 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정조사 특위)의 마지막 기관보고가 열린 11일, 국정조사 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를 조류인플루엔자(AI·에이아이)에 비유해 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조 의원은 이날 종합질의 형식으로 열린 마지막 기관보고에서 “에이아이가 터졌는데 대통령이 책임자에게 전화를 해, ‘에이아이가 확산되지 않도록 모든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을 다 동원해서 막아라’고 그러면 그 책임은, 컨트롤타워가 대통령인가”라고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에게 질의했다.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조류인플루엔자를 세월호 참사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이어 산불과 교통사고 등의 예도 들었다. 하지만 방청석에 있던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사이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닭이냐”, “(우리 아이들을) 닭하고 비교해요?”라는 항의가 터져나왔다. 조 의원은 지난 2일 기관보고에서도 “유가족이면 좀 가만히 계세요”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게다가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당시 승객보다 먼저 배에서 빠져나온 세월호 선원을 구조한 해경 123정 정장이 “그때는 직원인 줄 몰랐다”는 답변에 “거짓말하지 말라”고 항의한 유족을 퇴장시켰다. 이에 전체 유가족이 항의 차원에서 함께 퇴장하며 국정조사 기관보고가 오후 4시께부터 중단됐다. 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를 조류인플루엔자와 비교하는 막말을 자행했다”며 두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일어날 수 있는 국가 재난의 여러 예를 들었는데 유가족분들의 마음이 많이 상하셨다면 사과를 드린다”고 해명했다.
한편,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감사원이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감사원이 안보실과 비서실에 대한 현장조사도 하지 않고, 문서도 검증하지 않은 채 청와대가 전달한 의견서만으로 ‘청와대는 문제없다’고 한 것이 제대로 된 감사인가”라며 “청와대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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