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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여당 ‘세월호 뭉개기’…김태흠, 단식 유족에 “노숙자” 빗대

등록 2014-08-01 19:25수정 2014-08-01 21:5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의원들과 인사하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의원들과 인사하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국회 본청앞 줄 치고 옷 걸고…노숙자들이 하는 느낌”
이노근, 대야 강경책 주문…재보선 압승 자신감 표출
박대통령도 “일상으로 복귀”…일각선 “오만하면 안돼”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 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9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노숙자’로 표현해 파문이 예상된다. 세월호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새누리당은 7·30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하자 노골적으로 ‘세월호 뭉개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김 의원은 재보선 뒤 처음으로 열린 당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유가족들이) 국회에서 저렇게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 있는 그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본청 앞에) 줄 치고 옷(빨래) 걸어놓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그 모습이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부연했다. 또 “정의화 국회의장이 (유족들의) 농성을 허가해줘서 그런 거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억울할 때마다 (국회에) 와서 그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의총에서도 자유발언을 통해 ‘무슨 일이 생겼다고 농성하는 이들에게 국회가 개방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불만을 드러냈다. 대변인인 함진규 의원도 김 의원의 주장에 공감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이노근 의원은 “세월호법 협상에서 야당의 무리한 주장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이 그렇게 가라고 표를 몰아준 것”이라며, 야당과의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야당에 특검 추천권을 주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호성 제1부속실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의 요구도 결코 수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이 지난 7월22일 국회의사당 앞 농성장에서 단체로 링거 주사를 맞고 있는 모습. 이들은 참사 100일인 24일을 앞두고 23일부터 안산분향소를 출발해 국회를 거쳐 청와대까지 걸어서 행진하기로 했는데, 출발을 앞두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링거 주사를 맞았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이 지난 7월22일 국회의사당 앞 농성장에서 단체로 링거 주사를 맞고 있는 모습. 이들은 참사 100일인 24일을 앞두고 23일부터 안산분향소를 출발해 국회를 거쳐 청와대까지 걸어서 행진하기로 했는데, 출발을 앞두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링거 주사를 맞았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새누리당은 이날 ‘세월호 피해자 지원 특위’를 구성해 유가족을 면담하고 지원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재보선 전보다 더 전향적으로, 선제적으로 피해자 문제에 (지원) 입장을 갖고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세월호 문제의 핵심인 ‘진상규명’은 외면한 채, 초점을 ‘피해자 지원’ 쪽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쪽은 “새누리당이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는 것도 못 하겠다고 하고, 청문회에 김기춘 비서실장을 부르는 것도 안 된다고 하면서 무슨 가족 지원을 하겠다는 거냐. 가족들이 가장 바라는 건 진상규명인데, 진상규명 없이 지원을 얘기한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세월호 문제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여당 의원의 입에서 막말이 쏟아지고, 강경론이 득세하는 것은 재보선 압승에 따른 ‘자신감’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 휴가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이 낸 “일상으로의 복귀” 메시지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제 ‘세월호를 딛고’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이런 새누리당의 모습엔 여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의원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걸 우리가 풀지 못해서 유족들이 농성을 하는 것 아니냐. 아무리 재보선에서 압승했다고 하지만, 야당이 무능한 탓에 얻은 반사이익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오만해지면 안 된다”며 “대통령 (세월호 참사 사과) 기자회견 때를 돌아보고, 얼른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정 서보미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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