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지사
8년만에 여의도 복귀
김무성 대표의 선택 눈길
18일 최고위 거쳐 임명
김무성 대표의 선택 눈길
18일 최고위 거쳐 임명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내정했다. ‘보수 혁신’을 자신의 간판으로 내걸고 있는 김 대표가, 이를 이끌 주역으로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잠재적 경쟁자인 김 전 지사를 택한 점이 눈에 띈다. 김 전 지사는 2006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로 당선된 뒤 떠났던 여의도로 8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김 대표와 김 전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1·2위를 나란히 하고 있다.
김영우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지사가 두번의 도지사 경험과 3선의 국회의원 경력을 갖고 있고, 살아오면서 보여준 개혁에 대한 진정성과 성실함을 김 대표가 높이 사 새누리당의 혁신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보도자료를 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내 탓이라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오는 17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김 전 지사를 정식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보수혁신특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최장 여섯달 동안 가동되며, 위원은 15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김 전 지사는 추석 직후 김 대표로부터 “당 혁신의 전권을 위임하겠다”며 위원장직을 거듭 제안받고 마음을 정했다고 한다. 김 전 지사의 측근들은 “지사직을 그만둔 지 얼마 안 됐고, 7·30 재보궐선거 때도 출마 여부로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조용히 민생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게 김 전 지사의 생각이었다. 올 11월엔 중국, 내년 2월엔 미국을 방문해 견문을 넓히고 공부를 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었다”며 “하지만 자기 일정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당이 혁신돼 국민의 사랑을 받고 건강한 수권 능력을 갖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달 초 대구에서 택시운전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대구에 머무르며 택시 운전, 시장 방문 등 ‘민심 청취’를 해왔다.
새누리당 안에선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나란히 거론되는 김 대표와 김 전 지사가 당의 전면에 나서 활동하게 된 것은 다소 의외지만, 그동안 김 전 지사 역시 보수 개혁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았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김 대표는 혁신안을 누가 만들더라도 ‘김무성표’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에 김 전 지사를 내정했을 테고, 김 전 지사도 대선주자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하니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구체적으로 혁신의 어떤 비전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영남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전 지사가 그간 당 개혁에 기여를 해왔다고 하지만,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는 본 적이 없다. 앞으로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조혜정 서보미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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