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8일 열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표·최고위원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이 두 손을 맞잡은 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문병호·정청래·이목희·전병헌 최고위원 후보, 박지원·문재인·이인영 대표 후보, 주승용·유승희·오영식·박우섭 최고위원 후보.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예비경선 결과 대표후보 3명 확정
순위는 비공개…문-박 양강 추정
최고위원 후보 8명도 선출
순위는 비공개…문-박 양강 추정
최고위원 후보 8명도 선출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2·8 전당대회가 문재인·박지원·이인영 후보 3파전으로 압축됐다. 문재인·박지원 후보가 양강구도를 이루는 가운데 지역(호남)과 계파(친노·비노), 당권-대권 분리론 등이 판세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도권과 486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인영 후보가 본선에 진출한 것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전당대회 본선 후보자를 정하는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해 당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유승희·박우섭·문병호·이목희·정청래·주승용·전병헌·오영식)을 확정했다. 예비경선에 나섰던 5명의 당대표 후보 가운데 박주선·조경태 후보는 탈락했다.
순위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예상대로 예비경선은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가 양강구도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문·박 양쪽 모두 투표에 참여한 326명 표의 과반에 가깝게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후보는 수도권·충청과 486그룹의 지지 속에 문·박 구도에 거부감을 가진 일부 표를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본선은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문 후보와 호남의 광범위한 지지를 업고 있는 박 후보가 양강구도를 이룬 가운데 ‘비노 진영’의 선택과 호남 표심의 방향에 따라 선거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은 이런 구도를 고려해 필승 구호와 연대 전략을 짜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예비경선 연설에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선출하는 기준은 딱 하나”라며 “누가 당대표가 되어야 이기는 당을 만들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 것인가”라고 ‘이기는 정당론’을 내세웠다. 반면 박 후보는 “이번 전대는 당대표를 뽑는 전대이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전대가 아니다”라며 “(문 후보가) 가장 유망한 대선 후보로서의 길을 가도록 만들어드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통합대표론’을 내세웠다.
문 후보와 박 후보 모두 표심에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당대회는 대의원(45%), 권리당원(30%), 일반당원(10%)이 참여하고 여론조사(15%)가 반영된다. 문 후보는 국민 여론의 흐름을 따라가는 권리당원(25만명)에서 다소 앞서는 반면, 전국의 호남향우회 등을 꼼꼼히 챙겨온 박 후보는 대의원(1만3000명)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권리당원의 60%가 호남에 집중된 터라 호남 표심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 후보와 지지층이 겹치는 이인영 후보가 본선에 진출한 것이 문 후보의 득표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박주선 후보의 낙마로 당내 비노 진영과 온건·중도 성향 그룹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변수다.
박 후보는 예비경선 뒤 기자들에게 “저에게는 결코 나쁜 구도는 아니다. 본선에 들어오지 못한 박주선 후보와 이미 단일화하기로 합의가 됐고, 조경태 후보와도 비교적 대화를 하고 협력관계에 있다. 상당히 좋은 구도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우세를 강조했다. 문 후보도 예비경선 뒤 “제게 강점이 있다면 일반 민심에서 앞서는 것인데 민심이 당심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인영 후보는 문·박 두 후보를 ‘과거 세력’으로 규정하며 ‘리더십의 교체’를 내세워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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