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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문재인은 노무현…박지원은 김대중…이인영은 김근태

등록 2015-01-08 22:32

새정치 대표후보 3인에게, 뿌리이자 넘어야할 벽
(왼쪽부터) 노무현, 김대중, 김근태
(왼쪽부터) 노무현, 김대중, 김근태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당의 뿌리이자 정신적 지도자로 숭앙하는 인물들이다.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박지원, 문재인, 이인영 후보는 이들과 각각 숙명으로 얽혀 있다. 3명의 후보는 ‘정신적 지주 3명’의 가치를 잇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문재인에게 노무현은 운명이다. 법률사무소를 함께하고 청와대에 들어가 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일하다 운명에 이끌린 듯 정치를 시작해 대통령 후보까지 숨가쁘게 내달린 것도 다 노무현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문재인은 책 <운명>에서 “술을 한잔 마시면 가끔 옛날을 추억하게 되는데 ‘내 인생에서 노무현은 무엇인가’ 묻곤 한다”며 “그는 내 삶을 굉장히 많이 규정했고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당 대표에 출마한 문재인에게 ‘친노’란 낙인은 족쇄와도 같다. 문재인도 “계파 갈등이 실체든, 이미지든, 프레임이든 떨쳐버리지 못하면 당에 미래가 없다”고 했다. 대표 출마선언문에서 “김대중 대통령, 김근태 의장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만 남기겠다”고 다짐한 것도 ‘친노’를 넘어서려는 의지일 것이다.

박지원에게 김대중은 태산(泰山)이다. 멘토이자 스승이지만 넘기 어려운 거대한 봉우리다. 사업가 박지원을 정치로 이끌어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고 대변인, 공보수석을 거쳐 장관과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사람이 김 대통령이다. ‘남북 화해·협력의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지만 박지원이 김대중 정신의 오롯한 승계자라고 보긴 어렵다. 권노갑은 회고록 <순명>에서 “박지원은 머리가 영민하고 순발력이 뛰어나며 말을 조리 있게 잘하고 대단히 부지런한 사람인데 이런 타입의 인물을 선호하는 김대중 총재의 총애를 독차지했다”고 썼다. 하지만 박지원에게 김대중과 호남이란 울타리는 장벽이기도 하다. ‘호남당 되는 것 아니냐’는 비호남 지역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않으면 박지원의 미래는 열리지 않는다. “호남 민심이 당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는 박지원의 외침은 그래서 득표 요인인 동시에 감표 요인기도 하다.

이인영에게 김근태는 깃발이다. 2012년 명동성당에서 열린 김근태 영결식에서 이인영은 “아, 우리는 우리의 철학, 가치, 전략을 제시해 주었던 사람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당신이 주고 가신 깃발을 우리가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이인영은 김근태의 비서실장도, 참모도 하지 않았지만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가치와 철학을 잇는 정치그룹의 핵심 인물이다. 전대협 초대 의장으로서 민청련 초대 의장을 했던 김근태의 적자임을 자부한다. 이인영은 ‘운동권 출신 정치인’에게 드리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지 않으면 도약하기 어렵다. 이인영은 “그동안 486그룹의 역할은 물주전자를 든 후보 선수에 그쳤다”며 ‘선수교체’를 요구한다. 이인영이 현실 정치판에서 가치를 구현해내는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운동권’이란 표찰은 훈장이 아니라 낙인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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