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유승민 체제는 새로운 신호탄인가

등록 2015-02-06 19:51수정 2015-02-06 21:39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하고 있다. 여야 간에 새로운 토론의 길이 열릴까.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하고 있다. 여야 간에 새로운 토론의 길이 열릴까.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당선을 유난히 반기는 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났다. “이제 정말 제대로 된 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겼다”는 이유였다. 최근 ‘정치적 우울증’을 호소하던 그 의원은, 우울증이 생긴 이유를 “박근혜 정부 들어서 국회도 무력증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불통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소통불가증’으로 나타났다.

그의 희망대로 ‘유승민 효과’인지, 때마침 ‘적절한 복지와 세금의 수준’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과제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국회에서 시작될 분위기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맞는 우리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들이다. 이왕이면 추가했으면 하는 토론 주제가 있다. 일자리와 제조업 문제다.

2011년 미국 연수 당시 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연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제조업의 부활을 외쳤고, 제조업만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제조업이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봤던 터라 그의 주장에 공감하며 연설을 봤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어떻게 제조업을 되살릴 수 있냐”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잘 알려져 있듯,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이후 미국은 제조업을 버리고 금융과 서비스업 위주로 재편했다. 제조업은 미국을 떠났고, 금융과 서비스업 위주로 짜인 경제는 엄청난 빈부의 격차를 가져왔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세계화’를 외친 김영삼 정부 이후로 한국 정부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금융·서비스업 강화를 외쳐 왔다. 삼성과 현대, 엘지(LG)는 ‘글로벌화’, ‘현지화’를 외치며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겼다. 중견·중소기업도 가격경쟁력을 외치며 중국으로 향했다.

그 결과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263억달러로, 베트남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8%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2013년 국내에서 고용을 1명 늘릴 때 해외에서는 13.5명의 고용을 늘렸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자동차의 국내외 생산 비중은 지난해 국외 생산이 국내 생산을 넘어섰다.

그 시기 오바마 체제의 미국은 ‘리쇼어링’(해외생산기지의 국내 복귀)을 격려하는 동시에 혁신형 기업들의 창업을 독려했다. 3차원 프린터와 드론, 무인자동차와 같은 혁신형 제조업부터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공유기업까지 세계를 놀라게 한 제품과 기업들이 쏟아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신만만한 선언대로 미국은 부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에서 법인세를 35%에서 28%로 낮추면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되돌려 오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그러나 더 눈에 띄는 것이 제조업 법인세는 25%로 더 낮춰 차등을 뒀다는 점이다. 제조업의 일자리 만드는 역할을 인정하고 일종의 인센티브를 준 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권력은 이미 시장에게 넘어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사례는 ‘아직 권력은 정치에게 남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우리에게도 시간은 있다. 세금과 복지에 대한 토론에 더해,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많은 기업을 만들 방안에 대한 토론과 제안이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세금이, 희망이 나온다.

8일에는 새정치연합에 새로운 당대표가 뽑힌다.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와 함께 활발한 토론을 시작했으면 한다. 변화를 위한.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herme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