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새 대표(왼쪽 셋째)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새로 당선된 최고위원들과 함께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식, 주승용, 문 대표, 정청래, 전병헌, 유승희 최고위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대의원 투표율 71% 열기 고조
선명성 앞세운 정청래 선전
선명성 앞세운 정청래 선전
새정치민주연합의 8일 전당대회는 이른바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대결 구도로 대의원 투표율이 71.42%에 이를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됐다. 당대표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지만 최고위원에서는 ‘호남’과 ‘비노’ 진영 그룹을 대표해서 나온 주승용 후보가 1위에 올랐다.
주승용 신임 최고위원은 8일 16.29%의 득표율로 최다 득표를 얻어 1위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정청래 후보가 14.74%를 득표해 뒤를 이었고, 전병헌(14.33%), 오영식(12.49%), 유승희(11.31%) 후보가 5명의 최고위원에 포함됐다.
주 최고위원은 경선 기간에 ‘비노’라는 대표성과 여수시장과 3선 의원(여수)을 지낸 유일한 호남 기반 후보란 점을 강조해 왔다. 당대표 선거에 마땅한 후보가 나오지 않은 당내 비노 성향의 표심은 주 최고위원에게 향했다고 볼 수 있다. 또 그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도지사 경선에서 다져 놓은 조직세 또한 탄탄했다. 실제로 권리당원 득표에서 18.88%로 다른 후보들을 앞섰다. 주 최고위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생활밀착형 민생 정당으로 재탄생 해야 한다. 흔들리는 당의 중심을 잡겠다”고 말했다.
계파의 지원이나 지역 기반은 약하지만 ‘인지도’와 ‘선명성’으로 승부한 정청래 최고위원의 선전(2위)도 눈에 띈다. 대여 공격수를 의미하는 ‘당대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대여관계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24일간 단식 등을 통해 쌓은 선명성과 인지도가 당선 밑돌을 놨다.
전병헌 신임 최고위원은 당 원내대표 출신 이력을 바탕으로 3위로 당선됐다. ‘중도온건’ 성향을 띠고 있어 앞으로 주 최고위원과 당내 중도온건, 비노 세력들의 입장을 대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경선 초반 열세로 꼽혔던 유일한 여성후보 유승희 신임 최고위원은 1인2표의 투표방식에서 “한 표는 여성에게”를 강조한 것도 득표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 권익과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싸우다 얻은 ‘싸움닭’ 별명이 자랑스럽다”는 목소리가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영식 신임 최고위원은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을 같이 대표했던 이인영 당대표 후보가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보인 가운데 4위로 당선돼 자존심을 지켰다.
주 후보와 함께 ‘비노’ 주자로 꼽혔던 문병호 후보는 7위(10.50%)에 그치며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했다. 경선 중반 안철수 전 당대표의 지지를 얻으며 반전을 꾀했지만 힘을 받지 못했다. 당내 한 비노 의원은 “주승용 후보와 문병호 후보 둘 다 들어가야 (친노 지도부와) 균형을 이룰 텐데, 아쉬운 대목이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아닌 유일한 후보였던 박우섭 후보(인천 남구청장)는 지방 기초단체장을 대표해 도전하며 대의원 투표에서 1위(16.24%)를 기록해 선전했지만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평화국민연대와 초재선 그룹 일부의 지원을 받았던 이목희 후보는 예상보다 낮은 득표율(9.67%)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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