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표 이어 양승조 사무총장도
권노갑 상임고문 찾아 도움 요청
권 고문쪽 “8일에 광주 내려갈 것”
박지원 의원 “모양새 좀 갖춰야”
권노갑 상임고문 찾아 도움 요청
권 고문쪽 “8일에 광주 내려갈 것”
박지원 의원 “모양새 좀 갖춰야”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이 4·29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호남의 민심 동향과 동교동계 출신 정치인들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다급해진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호남과 동교동계에 연일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문재인 대표에 이어 3일에는 양승조 사무총장이 권노갑 상임고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동교동계에 대한 ‘구애’가 이어졌다. 박지원 의원의 ‘정치주가’도 상한가를 치고 있다.
호남의 민심과 동교동계의 속내는 차원이 다르다. 동교동계가 호남의 민심을 대표할 수도 없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의 반감은 집권 실패와 선거 연패에 대한 ‘채찍’ 성격이 강하다. 반면, 동교동계의 반발은 정치적 이해와 감정적 앙금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런 점에서 동교동계가 광주 서을 지원유세에 나선다고 판세가 결정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호남의 심상치 않은 민심은 기본적으로 ‘무능한 야당’에 대한 실망과 연결돼 있다. 민심을 다독일 수 있는 해법도 야당의 집권 전망을 보여주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국민모임의 정동영 후보도 이 지점을 파고든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관악구 삼성동 시장 빈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모임, 정동영의 승리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진정한 심판, 무능한 야당에 회초리를 드는 일”이라고 외쳤다. 관악을은 호남 출신 유권자가 40%에 이르러 ‘서울의 호남’으로 불린다.
호남의 민심 이반엔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반발도 담겨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8곳,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7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지방선거 공천을 주도한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보여준다. 광주 서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가 ‘호남정치 복원’을 내걸었는데,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에 대한 민심의 불만을 짚어낸 구호다.
‘친노-비노 갈등’에서 흔들리는 호남 민심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참여정부의 ‘호남 홀대’에 대한 섭섭함이 제1야당 주류를 차지한 ‘친노 문재인 체제’에 대한 반감을 불렀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표가 참여정부 민정수석을 할 때 호남 인물들의 중용을 반대했다는 말들도 붙어다닌다. 주로 ‘비노’ 진영에서 이런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지난 대선에서 호남이 문재인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다. 문재인 후보의 광주지역 득표율은 92%에 이른다.
박지원 의원,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보궐선거 지원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데엔 정치적 이해와 대표 경선 과정에서 쌓인 문재인 대표 등 주류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로선 처음부터 지원유세에 나서기보다 적절하게 시간을 끌어야 ‘몸값’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할 법하다. 그렇다고 끝까지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가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패배할 경우 책임을 몽땅 뒤집어쓸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들은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엔 지원유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원로와의 대화’라는 형식으로 정태호 후보 지원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권 고문의 한 측근은 “8일엔 광주에 내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우리도 내부적으로 더 얘기를 해야 하고 당에서도 모양새를 좀 갖춰야 할 것 아니냐. 선거운동이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박양수 전 의원은 “문 대표가 진정성 있게 호소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문 대표가 사과까진 아니더라도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이정애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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