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평가위원장, 당대표가 지명
비주류 “당대표 임명은 문제있어”
비주류 “당대표 임명은 문제있어”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8일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해 현행 지도체제인 최고위원회 제도와 사무총장제 폐지, 그리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100% 외부인사로 하고 그 위원장을 당대표가 임명하는 것을 뼈대로 한 2차 혁신안을 내놨다. 주류-비주류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실제 도입을 두고 당내 갈등이 예상된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현행 지도체제인 최고위원회가 계파 간 ‘힘겨루기’의 장으로 변질됐다며 최고위원회 폐지를 주장했다. 당대표 선출과 함께 당원들이 뽑는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사실상 당내 계파의 ‘대리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위는 대신 내년 4월 총선 뒤 지역·세대·계층별 대표로 구성되는 새로운 지도부의 구성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현 최고위원들이 내년 총선 뒤 퇴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혁신위는 당내 갈등의 핵심 원인인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제를 폐지하고, 총무·조직·전략홍보·디지털·민생생활본부장 등 5개의 본부 체제로 당 구조를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사무총장의 권한을 분산시키자는 취지로, 각 본부장은 공천기구에서 배제된다.
김 위원장은 이런 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풀리지 않는 매듭은 자르는 게 맞다”고 말해 논란의 뿌리를 아예 뽑아버리자는 뜻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날 혁신안을 두고 당내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터져나왔다. 우선 당 전반적으로 최고위·사무총장 폐지안이 계파 갈등의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고, 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주류 쪽에서도 이번 혁신위안에 대해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선뜻 찬성하고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 하는 것은 (계파 갈등 해소에) 부차적인 문제다. 사무총장 폐지(안)도, 상처를 덧나게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특히 비주류 쪽은 이날 발표된 혁신안 가운데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100% 외부인사로 하고, 그 위원장 임명을 당대표에게 맡긴 혁신안이 오히려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는 안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비주류 쪽 한 의원은 “공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원장 임명 권한을 당대표에게 몰아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경계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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