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호남, 호남 해서 죄송합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23일부터 ‘셀프디스 캠페인’을 시작한다. ‘자신(self)’과 ‘무례(disrespect)’라는 두 단어를 합친 ‘셀프디스’는 상대방을 웃기기 위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첫 주자로 ‘자아비판’에 나섰다. 소주 ‘처음처럼’과 ‘참이슬’, 김치냉장고 ‘딤채’ 등의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시킨, 브랜드 전문가 손혜원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의 첫 작품이다.
문 대표는 “인권변호사로 일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다. 남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거나 면전에서 안면을 바꾸고 언성을 높인다는 것은 제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자아비판을 했다. 문 대표는 “그래서인지 당대표가 된 뒤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 답답해하신다.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강한 자의 횡포에 더욱 강해지는 당 대표의 카리스마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은 자신이 ‘호남의 맹주’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서러웠습니다 호남이라 눈치보고, 호남이라 소외당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느꼈던 소외감을 이제는 그 누구도 느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나라, 나라 하겠습니다. 국민, 국민 하겠습니다”고 다짐으로 ‘셀프디스’를 마무리했다.
손 위원장은 이 캠페인에 대해 “우리가 거듭나기 위해 할게 제일 먼저 반성이다”며 “당이 꼭 무슨 일을 잘못했다기보다 국민이 뭔가 섭섭해하고 모자라다고 느끼는 게 있는데 그걸 유머에 함께 담는 작업을 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100여명의 의원들이 셀프디스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으로 당 누리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할 방침이다.
손 위원장은 또 여름을 맞아 당의 이미지를 ‘시원한 정치’(사진)로 잡고 전국에 “시원한 정치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펼침막을 걸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손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고 홍보 프로그램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