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권 확대 꼼수” 공격에
새정치 ‘기득권 내려놓기’로 역공
‘지역구도 타파’로 초점 이동 전략
새누리 “의원수 늘고 실현 어려워”
새정치 ‘기득권 내려놓기’로 역공
‘지역구도 타파’로 초점 이동 전략
새누리 “의원수 늘고 실현 어려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31일 새누리당에 권역별 비례대표제 논의를 거듭 촉구하며 ‘상향식 비례대표 선출’을 약속했다. 새누리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공천권을 확대하려는 야당 지도부의 꼼수’라고 몰아세우자 비례대표 공천권을 내려놓는 ‘상향식 카드’로 역공을 펴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실현 가능성 부족’을 내세우며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거부하는 건 지역주의 기득권을 누리려는 기득권 지키기”라며 “새누리당은 즉시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해당 권역 주민들이 상향식으로 선출토록 해 공천권을 시민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상향식 비례대표 선출제’는 ‘지도부 기득권 내려놓기’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눈길을 끌만한 제도다.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이나 비례대표 후보는 중앙당에서 ‘낙점’해 왔다. 여야 모두 비례대표공천심사위원회를 운영했지만 당권을 잡은 주류가 ‘독식’하다시피 했고, 당내 분란의 불씨가 됐다. 18대 총선에서는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공천헌금’이 불거지면서 서청원 의원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비례대표 확대에 대한 국민 여론은 무척 싸늘한 편이다.
문 대표의 ‘상향식 비례대표 선출’ 약속은 혁신위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논점이 국회의원 정수 증원으로 번지며 수세에 몰린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기득권 포기’를 내걸고 선거구제 개편의 초점을 국회의원 숫자가 아니라 지역구도 타파 쪽으로 옮겨보려는 전략인 셈이다.
‘상향식 비례대표 선출 방식’의 구체적 설계도는 나와 있지 않다. 국회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중앙당 비례대표 공심위 대신 권역별로 선거인단, 배심원단 등을 꾸려 후보를 확정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구체적 방안은 혁신위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인 우원식 의원도 “혁신위도 큰 방향은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상향식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혁신위 소위서 본격적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와 문 대표 주변에선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무산되더라도 ‘상향식 비례대표 선출’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의 한 참모는 “직능 분야별로 당원참여, 배심원제 등 다양한 상향식 선출 방안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확실한 빗장을 쳤다. 신의진 대변인은 “야당에서도 당대표와 원내대표, 혁신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 않으냐”며 “실현되지 않을 걸(권역별 비례대표제) 가지고 과거 (나왔던) 주장을 재탕, 삼탕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의원정수 확대’를 강조하며 여론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은) 300인 (의원)정수 범위 내에서 추진해야 하는데,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에 거듭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박민식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역별 비례대표 제도가 도입되려면 비례대표 숫자가 (현재 54명에서) 100명~120명이 되어야 한다”며 “(이 논의는) 아무런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임석규 서보미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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