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왼쪽)가 1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광복 70주년 광복에서 통일로 8.15 자전거 국토순례단’ 해단을 알리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원내대표직보다 ‘비주류 수장’ 부각
“당대표 흔들기 지나쳤다” 비판도
최근 ‘비노 개혁파’ 자처하며 차별화
탈당 움직임 대응 향방도 관심
“당대표 흔들기 지나쳤다” 비판도
최근 ‘비노 개혁파’ 자처하며 차별화
탈당 움직임 대응 향방도 관심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4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4·29 재보궐선거 패배 뒤 비주류의 지지를 업고 원내대표에 당선된 그는 원내 현안을 무난하게 풀어내며 “불안하다”, “강경하다”는 당내 우려를 불식시키고 연착륙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비주류를 대변해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그의 행보는 당내 계파갈등 구도 속에서 출렁이기도 했다.
지난 5월7일 원내대표 취임 뒤 공무원연금 사회적 대타협, 국회법 개정안 처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의 현안을 비교적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내 관계자는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충실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주류 주승용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에서 문 대표와 각을 세우며 원내대표직보다 비주류를 대변하는 모습이 더 부각됐다. 최재성 전 사무총장 당직 인선 문제에 반발해 문 대표와 20여일 가까이 갈등을 이어간 것은 대표적인 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두고 당내 교감 없이 ‘의원정수 390명 확대’를 언급해 정치개혁 논의를 ‘의원정수 확대 논란’으로 퍼지게끔 만들었다는 비판도 받았다. 주류 쪽에서는 “원내대표로서 당대표 흔들기가 지나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 쪽 관계자는 “비주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과정에서 원내대표로서의 행보가 가려지고, 운신 폭이 제한된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에는 경제담론인 ‘경제민주화 시즌 2’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책 행보를 통해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최재천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하고, 정성호 의원을 당 민생본부장에 앉히는 등 자신과 가까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의원들을 주변에 포진시키고 ‘비노 개혁파’를 자처하며 기존 당내 비주류와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이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혁과, 선거구 획정 등 정치개혁 논의 등 만만치 않은 현안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독자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 가까운 그가 당내 탈당·분당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이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이기도 한 이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임진각에 이르는 540㎞ 거리를 자전거로 달리는 광복 70주년 기념 자전거 국토순례 5박6일 대장정에 틈틈이 참여했고, 14일 마무리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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