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을 선언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 앞을 지나가며 활짝 웃고 있다. 신소영 기자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0일 독자 신당 창당을 공식선언했다.
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치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할 ‘개혁적 국민정당’의 창당을 제안한다”며 “여야의 틀을 넘어서 확고한 개혁적 가치와 노선으로 무장한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중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12월까지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1월 중 창당을 마무리해 내년 4월 총선에 ‘전국 정당’으로 도전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에는 미래가 없다. 이럴 땐 ‘너나 잘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지역독점과 야당독점에 안주한 기득권 세력이다.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것”이라고 새정치연합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천 의원을 비롯해 야권이 (새정치연합 중심으로) 하나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5월17일 문 대표와의 광주 만남에 대해서도 “아무런 메시지 없는 만남이었다. ‘(문 대표가) 싱거운 분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해 문 대표의 정치력 부족도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정동영 전 의원, 박준영 전 지사의 신민당,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 등에 대해선 “개혁적 가치와 비전·용기를 갖춘 분들이라면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며 손을 뻗었다.
‘천정배 신당’은 결국 영입파의 얼굴에 의해 위상과 규모가 좌우될 전망이다. 전국정당을 표방했지만 호남에서 ‘뉴 디제이(DJ)’를 발굴하고 새정치연합의 ‘호남 이탈파’들을 끌어안는 게 첫출발 지점인데, 현재로선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재선 의원은 “호남에선 새정치연합에 대한 실망도 크지만, 호남에 기반을 둔 여러 (군소) 신당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신당이 기존의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만한 대안세력이라는 기대감을 유권자들에게 주지 못할 경우, 제대로 된 인물 영입도 쉽지 않으며 그 경우, ‘제3당’ 형태의 대안세력 유지도 쉽지 않다는 게 냉정한 시각이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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