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크게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수도권 의원들은 (국정교과서가) 내년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내년 총선에 영향 줄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 문제는 여야가 대립해서 갈 사안이 아니라 정부가 고시를 하면 끝날 문제다. 전교조도 시위를 위해서 몇 천명 모은다고 했는데 결국 300명 밖에 모으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12일 행정예고를 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행정예고 이후 20일 동안 여론을 수렴한 뒤 11월2일께 최종 고시된다.
김 대표는 정두언·김용태 의원 등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국정화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서도 “안 그러면 좋겠지만 민주 정당에서 수 있는 일”이라며 “지금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모두가 하고 있고 단지 ‘국정화’라는 것에 대해서 반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이북도민 체육대회 개막식에서도 “잘못된 좌편향 역사교과서를 바꿔야 한다는 데 대한 국민적 지지는 열화와 같다. 국정교과서로 전환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 차선의 방법으로 이 방법이 아니고서는 역사교과서를 바로 잡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부친의 친일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우리 아버지는 친일 인명사전에 없다. 노무현 정부 때 찾으려고 애썼는데 없었다. 김용주라는 이름이 명단에 3명 있는데 동명이인”이라며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일제시대 식산은행에 들어가 돈을 벌어서 글 모르는 부녀자들을 위한 야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학이 들켜서 직장에서 3년 만에 쫓겨났고 3·1운동을 겨냥, 삼일상회라는 회사를 차렸다. 당시에 아이들을 가르칠 학교가 모자랐는데 재산의 절반을 털어서 포항에 학교를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창씨개명을 안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왜 우리 아버지보고 ‘안중근, 윤봉길 의사처럼 왜 안 했냐’고 하면 할 말 없는데, 우리 아버지는 친일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월 민족문제연구소는 김 대표 아버지에 대해 “1937년 중일전쟁 발발하기 직전부터 일제 패망 때까지 지방도의회 의원을 하면서 수많은 친일발언들이나 친일 정책을 제안했다”며 “동명이인 중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이가 있는데 이걸 빌미로 ‘동명이인이 친일파’라고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친일인명사전을 만들 당시 자료가 부족해 등재하지 못했다. 지금 확보한 자료만으로도 사전에 등재하고도 남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 김 대표는 “공천 기준은 당내가 아니라 상대당 후보와의 경쟁력”이라며 “180석은 목표고 승리 요건은 과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이 새정치연합과 천정배 신당, 정의당 등등으로 나뉘어 있으니까 예전처럼 단일화는 못할 것”이라며 “공천만 잘하면 180석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가 선거구획정 대상인 것과 관련해서는 “중구와 영도구를 잇는 다리가 영도다리로 일제시대 때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이 그 다리를 건너 장사도 하고 같은 생활권”이라며 “그래서 합쳐지려면 영도구와 중구랑 합쳐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부산 중·동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박관용 전 의장님 때부터 의장님은 출마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며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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