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이슬람국가)는 총을 사용하고 불법시위대는 쇠파이프를 사용한다는 정도의 차이점이 있다.”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경기 수원병)이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민중총궐기 집회·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프랑스 파리 테러를 저지른 아이에스와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인 김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폭력시위대와 아이에스는 공통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공통점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는 것, 기존 질서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아이에스는 총을, 불법시위대는 쇠파이프를 사용한다는 정도의 차이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슬람국가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얼굴을 감추고서”라며, 시위 참여 시민을 아이에스와 연결시켜 말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진행자가 “그것밖에 차이가 없느냐”고 재차 묻자, 김 의원은 “(시위 참여 시민들보다) 아이에스가 보다 과격하고 극단적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시위대를 아이에스와 비교한 것이 적절한 비유였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파리 테러가 발생한 날 서울 도심에서 폭력시위가 일어났다. 그러다보니 아이에스를 예로 든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검사 출신의 김 의원은 시민들의 복장까지 사실상 ‘사전 검열’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적극 추진하는 집회·시위 참가자의 ‘복면금지법안’도 옹호했다. 김 의원은 “대부분의 경우에 복면시위자가 있으면 폭력시위가 일어났다.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면의 범위에 대해서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모자, 선글라스는 가능할 것이지만 얼굴 상당 부분을 가리는 마스크는 착용을 못하도록 하는 법”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복면금지 필요성의 근거로 폭력시위 통계를 제시했지만 사실을 왜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폭력시위 203건 중 129건에서 복면 사용자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3년간’이 아닌 2009년 2월에 나온 국회 행정안정위원회(현 안전행정위원회)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 내용이다. 2006~2008년도 통계를 최근 통계로 바꿔 말한 것이다.
김남일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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