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맨 오른쪽)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 나와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안철수 의원. 윤 위원장은 그동안 병원에 입원해 당사에 나오지 못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22일 ‘윤여준-한상진 투톱 체제’의 첫선을 보였다. 그동안 병석에 누워 있던 윤여준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이날 당 공식 회의에 참석하면서 국민의당은 전열을 정비하고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누리과정(만 3~5살 무상보육) 예산 문제에 따른 ‘보육대란’ 해법을 놓고 조율되지 않은 의견이 표출되는 등 엇박자도 보였다.
이날 윤 공동위원장은 마포 창준위 사무실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8일 한상진 위원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됐지만 그동안 신장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2주 동안 공식 일정에 참석하지 못했다. 윤 위원장은 “어떤 역할을 할 만한 몸상태가 아니라서 회의에 나와서 의논하되, 그 이상의 역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새달 2일 창당까지만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한상진 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 논란과, 뇌물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신학용 의원의 합류 등으로 당의 노선과 정체성에 혼란을 빚었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서고 꾸준히 인재영입을 발표해온 더불어민주당에 밀리는 양상도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이날 윤 위원장의 복귀와 함께 주승용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고 장병완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애썼다.
하지만 이날도 보육대란 해법을 두고 이견이 노출됐다. 안철수 의원은 기조회의에서 “누리과정은 중앙정부 책임”이라면서도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기싸움으로 보이는 지금은 무엇보다 부모와 교사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최소 3개월간의 누리과정 지원예산을 시·도교육청이 편성해 보육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건 여권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곧 진화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이나 법안을 두고 당론으로 결정된 건 없다. 누리과정 문제는 정부의 잘못이고 지방에 빚을 증가시키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당내에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각 그룹별로 조금씩 입장이 다른 건 맞지만 큰 차이는 없다. 논의를 통해 좁혀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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